국제 국제정치

미 법원, 트럼프 100억달러 '가짜뉴스 명예훼손 소송' 기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4 04:07

수정 2026.04.14 04:06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 지방법원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기각했다. AP 뉴시스
미국 연방 지방법원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기각했다. AP 뉴시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100억달러(약 14조7900억원)짜리 명예훼손 소송을 기각했다.

이 소송은 친 트럼프 인사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과 그가 소유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상대로 한 것이다. 트럼프는 WSJ이 성범죄자 제프리 앱스틴에게 자신이 50번째 생일을 축하한다며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한 것이 '가짜뉴스'라며 소송을 냈다.

WSJ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애미 연방법원의 대린 게일스 판사는 트럼프 측이 '실질적 악의(Actual Malice)'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을 기각 사유로 들었다.

기자들이 해당 내용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보도했거나 진실을 확인하려는 노력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판사는 기사 보도 전 기자들이 트럼프 측,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등과 접촉해 사실 확인을 시도한 점을 근거로 명예훼손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앞서 WSJ은 지난해 7월 앱스틴의 50세 생일을 위해 제작된 책에 나체 여성의 윤곽선으로 장식된, 타자로 친 텍스트의 편지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편지에는 생일 축하 문구와 함께 "매일매일이 또 다른 멋진 비밀이 되기를"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서명은 "도널드"였다. 다만 해당 기사에는 편지 작성을 부인하고 법적 조처를 예고한 트럼프의 발언도 포함됐다.

트럼프는 보도 하루 뒤 WSJ 발행사인 다우존스, 모회사 뉴스코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소송 대상에는 머독 뉴스코프 명예회장, 로버트 톰슨 최고경영자(CEO), WSJ 기자 두 명이 포함됐다.

트럼프는 실제 편지나 그림은 존재하지 않으며 WSJ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우존스 측은 해당 기사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이후 하원 감독위원회가 앱스틴 유산 관리인으로부터 생일 책 사본을 받아공개한 편지를 증거로 제출했다. 미 하원 감독위는 WSJ 보도 뒤 이 편지의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변호인들은 아울러 편지의 내용이 트럼프의 평소 평판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수년간 언론사를 상대로 자주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에는 뉴욕타임스(NYT)와 출판사 펭귄 랜덤하우스 등을 상대로 제기한 150억달러 명예훼손 소송이 기각됐다.

지난해 12월 BBC를 상대로 한 소송은 BBC 측이 기각 신청을 낸 상태다.
트럼프는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전 그의 연설 장면을 편집한 BBC 다큐멘터리가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