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년도 SOC 중심서 다년도 투자계획으로 전환
주민 참여·인구 유입 효과에 가점 집중
[파이낸셜뉴스]
주민 참여·인구 유입 효과에 가점 집중
정부가 매년 1조원 규모로 운용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의 투자계획 틀을 2027년부터 전면 개편한다. 도로·건물 등 단년도 기반시설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다년도 중기 투자계획과 주민 체감형 프로그램 중심으로 재편하고, 주민 참여와 지역 연계 협력, 실질 성과를 중심으로 차등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배분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단순히 평가기준을 일부 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방정부가 사업을 처음부터 어떤 구조로 설계해 제출하느냐를 평가의 중심에 둔 점이다.
그동안 지방소멸대응기금은 도로, 건물, 생활 SOC 등 기반시설 중심의 단년도 사업 비중이 컸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는 일자리, 주거, 돌봄, 제도 운영 프로그램 등 이른바 ‘소프트웨어 사업’까지 포함한 다년도 중기 투자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지역 현황 분석과 주민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지역 문제를 정의하고, 목표와 실행 전략을 세우는 과정 자체가 핵심 평가 요소로 반영된다.
기금 활용의 무게중심도 ‘무엇을 지을 것인가’에서 ‘어떻게 사람이 머물고 유입되게 할 것인가’로 이동한다.
가점 구조도 달라진다. 행안부는 기존의 단년도 집행 실적 중심 가점에서 벗어나 사업 추진 여부, 일정 준수, 주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 관리 등을 주요 가점 항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특히 주민자치회,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 경제활동 구조와 타 정책과의 연계, 지역 간 협력 사업 여부도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단순히 예산을 많이 집행한 지역보다 지역 문제를 얼마나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했는지가 배분 규모를 좌우하게 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지방정부가 투자계획을 수립할 때 지역 현장 분석과 주민 의견을 토대로 직접 문제를 정의하도록 권장한다. 주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는 사업이 우선순위를 갖게 된다. 아울러 사회연대경제조직 참여 여부도 주요 평가 항목에 포함된다. 기금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내에서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취지다.
배분 인센티브도 강화된다. 현재 인구감소지역 배분액은 평가 등급에 따라 우수 120억원, S 88억원, A 80억원, B 72억원 수준이다. 정부는 2027년부터 최저 대비 최고 배분액 격차를 더 확대하고, 상위 등급 지역 수를 늘려 성과를 낸 지방정부에 더 많은 재원을 배분하기로 했다.
광역 지방정부 역할도 커진다. 기존에는 광역단체가 기초 지방정부에 기금을 재배분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직접 연계·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기초단체의 투자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기능까지 맡게 된다. 기초 지방정부의 정책 설계 역량을 높이기 위한 ‘기초지역 역량강화’ 유형도 새로 도입된다.
관리 기준도 바뀐다. 기존의 연도별 배분액 대비 집행률에서 사업 계획 대비 집행률 중심으로 전환해 다년도 사업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단순 재정 지원이 아니라 성과 경쟁형 투자 재원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방정부가 지역 문제 해결 중심의 다년도 투자계획을 수립해 기금을 지역 활력 제고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실질적인 마중물이 되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