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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비중 절반까지"...채권혼합형 ETF 손보는 운용사들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4 16:17

수정 2026.04.14 16:17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채권혼합형 ETF 전체 순자산총액 추이
2024년 말 2025년 말 2026년 4월13일
순자산총액 합계 1조8870억원 6조2455억원 10조8197억원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 자산운용사들이 기존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주식 비중을 최대 한도로 높이고 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늘려 공격적으로 운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재테크 입문자의 첫 투자 대안으로도 부각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다음 달 7일부터 'RISE 채권혼합'의 주식 비중을 기존 30%에서 50%로 높일 예정이다. 주식과 채권을 각각 절반씩 담게 된다.

상품 이름도 'RISE 200채권혼합50'으로 변경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오는 16일부터 'TIGER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Fn'의 주식 비중을 기존 40%에서 50%로 늘릴 예정이다. 이 상품 주식 비중은 이미 지난해 10월 30%에서 40%로 한 차례 상향돼 이번에 두 번째 조정을 앞두고 있다. 상품명도 'TIGER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50'으로 바뀐다.

올해 들어 신한자산운용도 'SOL 미국TOP5채권혼합40 Solactive'의 주식 비중을 40%에서 50%로 확대하고, 상품명을 'SOL 미국TOP5채권혼합50'으로 바꿨다. 한화자산운용도 'PLUS 고배당주채권혼합'의 주식 비중을 40%에서 50%로 높였다.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채권혼합형 ETF의 주식 비중을 끌어올리는 이유는 주식 비중이 높은 채권혼합형 ETF가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11월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으로 채권혼합형 ETF가 담을 수 있는 위험자산(주식 등) 비중은 최대 50%로 확대된 바 있다. 이전까지는 주식 비중이 최대 40%까지만 허용됐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개된 국내 증시 호황과 맞물려 주식 비중을 최대한 늘리려는 연금 투자자 수요가 늘어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지난 2023년 11월 이전에 출시돼 주식 비중이 낮았던 채권혼합형 ETF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려는 움직임도 거세졌다는 것이다.

채권혼합형 ETF를 활용하면 퇴직연금 수익률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행 감독 규정상 개인형 퇴직연금(IRP)·확정기여형(DC) 계좌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은 70%를 넘길 수 없다. 나머지 30%는 반드시 예·적금,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이때 채권을 일정 비중 이상 담은 채권혼합형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만일 퇴직연금 계좌에서 안전자산 할당분으로 주식·채권 각각 절반씩 편입한 채권혼합형 ETF를 담는다면, 전체 계좌에서 주식 비중을 최대 8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연금 가입자들의 공격적 운용 수요가 늘면서 채권혼합형 ETF 시장 규모도 급격히 늘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채권혼합형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2024년 말 1조8870억원에서 지난해 말 6조2455억원으로 1년 새 6조 가까이 급증했다. 전날 기준으로는 10조8197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와 채권혼합 전략을 섞은 ETF에 자금이 몰리는 양상이다.
KB자산운용이 지난 2월26일 상장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에는 최근 1개월 간 3835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ETF 자금 유입 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육동휘 KB자산운용 상품마케팅본부장은 "연금계좌에서 투자를 하지 않던 개인 투자자들이 첫 투자 상품으로 안전자산이 일정 부분 배분된 채권혼합형 ETF를 선택하거나, 위험자산에 포함되는 ETF 비중 70%를 다 채우고 추가적으로 위험자산 비중을 더 높이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채권혼합형 상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