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같은 화장품이라도 판매 채널에 따라 가격이 최대 20% 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율 중심의 가격 표시 구조 속에서 실제 구매가격을 비교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며 소비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
15일 소비자공익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공식몰, 올리브영,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쿠팡, 네이버 등 8개 채널에서 화장품 169개 품목을 29회 추적 조사한 결과, 동일 제품의 실구매가가 최대 4188원, 20.9% 차이를 보였다.
최저가 채널은 시기별로 수시로 바뀌며 일정한 기준 없이 가격 경쟁이 이뤄지는 구조였다. 9월에는 올리브영 웹, 에이블리, 쿠팡 순으로 최저가가 이동했고, 10월에는 지그재그가 한동안 최저가를 유지하다 다시 다른 플랫폼으로 분산됐다.
카테고리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기초 제품은 지그재그, 색조는 쿠팡, 보디는 올리브영, 헤어는 공식몰과 올리브영이 평균적으로 저렴했다. 반면 일부 플랫폼은 특정 카테고리에서 최고가를 기록하며 '항상 저렴한 채널'이 존재하지 않는 구조로 나타났다.
같은 사업자가 운영하는 채널 내에서도 가격 불일치가 확인됐다. 올리브영의 경우 동일 제품이 앱과 웹에서 최대 14.6% 차이를 보였고, 조사 시점에 따라 가격이 뒤바뀌는 현상도 반복됐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간 가격 차이 품목 비율도 20.9%에서 41.5%로 급증했지만 별도 안내는 없었다.
더 큰 문제는 할인 기준이 되는 '정가' 자체가 플랫폼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보디 제품의 경우 동일 상품의 정가가 채널에 따라 최대 100.5% 차이를 보였고, 헤어 제품도 46.5% 격차가 확인됐다. 이로 인해 정가를 높게 설정한 뒤 할인율을 크게 보이게 하는 '할인율 부풀리기' 구조가 일부에서 작동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정가 3만원에 50% 할인을 적용한 제품(1만5000원)보다, 정가 1만8000원에 10% 할인된 제품(1만6200원)이 더 비싼 사례가 발생하는 등 소비자가 체감하는 할인율과 실제 가격 간 괴리가 확인됐다.
'최저가', '특가' 등의 표시 역시 비교 기준이나 적용 기간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가격 정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가격 투명성은 공정한 시장 경쟁의 전제"라며 플랫폼별 가격 형성 기준 공개와 정가·할인·쿠폰·포인트를 분리한 표시 방식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에는 가격 표시 가이드라인 마련과 실질 구매가격 기준 정보 제공 의무 강화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소비자는 할인율이 아닌 쿠폰·적립금 등을 포함한 최종 결제 금액을 기준으로 여러 채널을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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