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줄·양애·반치·제주마 등재
제주 35개 품목으로 전국 최다
향토 먹거리·재래종 가치 재확인
제주 35개 품목으로 전국 최다
향토 먹거리·재래종 가치 재확인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의 재래 식재료와 고유 자원 4종이 국제슬로푸드협회의 세계 식문화유산 보호 프로젝트 '맛의 방주'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벤줄과 양애, 반치, 제주마다. 사라져가는 제주의 먹거리와 재래종이 세계적 보전 가치까지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벤줄(병귤)·양애·반치(파초)·제주마 4종이 2026년 국제슬로푸드협회의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새롭게 등재됐다고 14일 밝혔다.
'맛의 방주'는 사라질 위기에 놓인 전통 식재료와 동식물을 발굴해 기록하고 보전하는 세계 프로젝트다.
이번 등재로 제주는 전국 131개 품목 가운데 35개를 보유하게 됐다. 전국의 약 26.7%에 해당한다. 제주의 식문화 자원이 양과 질 모두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이번에 새로 오른 4종은 모두 제주의 자연환경과 생활문화가 오랫동안 스며 있는 자원들이다.
벤줄은 호리병처럼 생긴 제주 재래귤이다. 1653년 이원진 제주목사가 쓴 '탐라지'에도 '별귤'이라는 이름으로 기록이 남아 있다. 오래전부터 제주에서 재배되고 이용된 토종 감귤이라는 뜻이다.
양애는 예전 초가집 둘레에 심어 빗물에 흙이 쓸려나가는 것을 막던 식물이다. 지금도 무침이나 장아찌로 먹는다. 생활 속에서 쓰이던 식물이 밥상 문화와 함께 이어져 온 경우다.
반치는 바나나 잎을 닮은 식물이다. 서귀포 지역에서는 어린 줄기를 장아찌나 볶음으로 먹어왔다. 널리 알려진 식재료는 아니지만 제주 지역 식생활의 결을 보여주는 향토 자원으로 평가된다.
제주마는 제주를 대표하는 고유 말이다. 흔히 조랑말로 불렸다. 키가 낮아 과수나무 아래를 지날 수 있다고 해서 '과하마(果下馬)'라는 이름으로도 전해진다. 한때 2만여 마리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이번 등재는 제주의 먹거리와 재래종을 지역 안의 오래된 생활문화로만 볼 것이 아니라 앞으로 지켜야 할 문화자산이자 생물다양성 자원으로 다시 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제주처럼 관광과 농업, 지역 정체성이 맞물린 곳에서는 이런 자원이 곧 지역 브랜드의 바탕이 된다.
김영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제주의 고유 재래종과 식품이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게 돼 뜻깊다"며 "맛의 방주에 등재된 제주 자원을 적극 알리고 활용해 제주 브랜드 가치를 더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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