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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이 세계경제 회복 멈춰 세워…최악 땐 성장률 2%"

뉴스1

입력 2026.04.15 04:32

수정 2026.04.15 04:32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글로벌 경제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2%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에르-올리비에 구랭샤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연구국 국장은 14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WEO) 브리핑에서 "중동 전쟁이 지난해 말까지 이어지던 세계경제 회복 모멘텀을 멈춰 세웠다"고 말했다.

이날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p) 낮춘 3.1%로 제시했다. 또 상황 악화 시 2.5%, 심각한 경우에는 2%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올해 세계 물가상승률은 4.4%(선진국 2.8%, 신흥국 5.5%)로 제시하며, 기존 전망보다 0.6%p 상향 조정했다.



구랭샤스 국장은 "전쟁이 해결되지 않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세계경제는 기준 전망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IMF의 기본 시나리오는 올해 유가가 연평균 8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비교적 낙관적 전제 위에 서 있다면서, "현재 100달러 선인 유가를 볼 때 우리는 기본 시나리오와 악화 시나리오의 중간 지점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공급 부족을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구랭샤스는 "올해의 석유 부족분은 오늘 모든 것이 멈춘다고 하더라도 연간 평균 기준으로 1974년 오일쇼크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세계 경제는 당시보다 석유에 덜 의존하고 있다면서 "1970년대에는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IMF는 이번 충격이 에너지 가격 상승을 비롯해 비료, 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기업의 생산비용 전반을 높이는 구조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 금융시장에서도 위험 회피 심리가 확대되며 자산가격 조정과 달러 강세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중앙은행들은 유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임금, 물가 상승 악순환과 인플레이션 급등을 막아서는 데에 있어서는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연준이든 일본은행이든, 영란은행이든 주요 중앙은행들이 반드시 당장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구랭샤스는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자리 잡으려 한다면, 임금-물가 악순환의 신호, 또 가계 및 기업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높다는 신호를 본다면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IMF는 올해 미국 성장률은 1월 전망보다 0.1%p 낮은 낮은 2.3%로 전망했고, 내년은 2.1%로 소폭(0.1%p) 상향했다.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은 1.1%, 내년은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0.2%p 낮춘 수치다.

미국은 에너지 순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지만, 유럽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더 큰 타격을 받는 구조가 반영됐다.

일본은 올해 0.7%, 내년 0.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 올해 1.9%, 내년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일본과 한국 모두 1월과 같은 전망치다. 한국의 경우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중동전쟁이 악재로 작용했고, 추경 효과가 보완한 결과로 평가된다.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2.5%로 전망됐다.

성장률 전망치를 1월 4.5%에서 4.4%로 소폭 하향 조정한 중국 경제에 대해 구랭샤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는 상향조정된 수치로, 이번 수정 보고서의 일부 내용은 관세 인하도 관련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대법원이 지난 1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관세를 위법하다고 판결함에 따라 중국에 대한 실효 관세율이 낮아졌다"면서 "그중 일부가 무역법 122조로 대체됐지만 전반적으로 이는 중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