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리스크 피할 경로 집중"
산업계 "공급 불안 일부 해소"
홍해 봉쇄 가능성 등은 변수로
산업계 "공급 불안 일부 해소"
홍해 봉쇄 가능성 등은 변수로
■리스크 피해갈 수 있는 경로에 집중
15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는 원유 61%, 나프타 54%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들어올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며 "중동 상황이 해결되기만을 바라면서 손 놓고 기다릴 수 없어 대체공급선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실제 확보된 공급선은 공통적으로 호르무즈해협 봉쇄 리스크를 피해갈 수 있는 경로에 집중됐다.
특히 사우디로부터는 그동안 선적 여부가 불확실했던 물량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 실장은 "우리 기업들에 배정돼 있었지만 공급이 불투명했던 약 5000만배럴의 원유를 4~5월 중 홍해 인접 대체항만을 통해 차질 없이 선적하기로 확약받았다"면서 "이 물량은 5~6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6월부터 연말까지 총 2억배럴 규모의 원유를 우선 배정받기로 하면서, 연간 사우디로부터 수입물량의 90%가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셈이다.
확보된 물량은 위기상황에서 '버틸 시간'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읽힌다. 정부가 확보한 원유 2억7300만배럴은 작년 기준 3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며, 나프타 210만t은 약 1개월치 수입량에 해당한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 휴전 기대감이 형성되며 긴장이 일부 완화됐지만, 홍해 봉쇄 가능성과 전쟁 장기화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실제 수송경로가 다시 흔들릴 경우 확보 물량이 계획대로 도입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조적 한계도 분명하다. 이번 조치로 공급선이 일부 다변화되긴 했지만, 국내 원유·나프타 수입의 중동 의존도가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석화업계 일제히 환영
원유와 나프타 확보가 시급했던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일제히 정부 조치를 환영했다. 오만, 사우디, 카타르 등 중동산 원유는 중질유 비중이 높아 고도화 설비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기 용이해 국내 정유사 설비에 최적화된 원료로 평가된다.
반면 카자흐스탄산 원유는 경질유 비중이 높아 휘발유와 나프타 수율이 높은 대신 경유와 등유 생산량이 적은 편이다. 다만 중질유와 혼합해 활용할 경우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원유 성질보다 당장 물량 확보가 더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도 반영된 판단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한 배럴이라도 추가 확보가 필요한 시점에서 정부 차원의 원유 및 나프타 확보 성과에 감사하다"며 "기업 차원에서도 대체 원유 탐색을 지속해 국내 석유제품의 원활한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도 급격히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 평균 가동률은 이란 사태 이전 80% 수준에서 최근 50~60%대로 하락했다. 여천NCC 등 일부 업체의 가동률이 50%대에서 60% 수준으로 소폭 회복됐지만, 여전히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세다. 이번 나프타 확보 조치가 가동률 회복에 힘을 보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화기업뿐 아니라 플라스틱 원료 부족으로 의료·건설 등 전방산업 전반에서 불안감이 컸다"며 "이번 조치로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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