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재정 압박"…일부 채널·서비스 폐지 가능성도
BBC, 15년만의 최대규모 감원…직원 10명당 1명꼴"심각한 재정 압박"…일부 채널·서비스 폐지 가능성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공영방송 BBC가 15일(현지시간) 심각한 재정 압박을 이유로 거의 10%에 육박하는 규모의 감원을 발표했다.
BBC는 향후 2년간 5억파운드(약 1조9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면서 1천800∼2천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2만1천500명인 정규직의 8.4∼9.3%에 이르는 규모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된다.
로드리 탈판 데이비스 BBC 사장대행은 일부 채널이나 서비스를 통째로 폐지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BBC 라디오 '미디어쇼'에 출연해 "우리는 모든 방안을 들여다봐야 한다"며 "5억파운드 규모로는 크고 어려운 선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탈판 데이비스 사장대행은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BBC는 심각한 재정 압박에 직면해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며 "고공행진하는 제작비용, 수신료 및 상업적 수입의 압박, 세계 경제 불안 등 많은 요인으로 우리 수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용 및 출장, 경영 컨설팅, 회의 및 시상식, 행사 참석과 관련한 지출에 대한 통제도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감원 발표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큐멘터리 발언 조작 논란 끝에 사임한 팀 데이비 사장의 후임으로 선임된 맷 브리튼 전 구글 중동·아프리카 지역 총괄 사장의 취임을 약 한달 앞두고 나왔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거액의 소송에 대응하는 한편, BBC에 대한 공공 재정 지원의 근거가 되는 BBC 왕실 헌장 정기 개정과 수신료를 놓고 정부와 협상 중이다.
방송연예통신연극노동조합(BECTU)의 필리파 차일즈 위원장은 "BBC 직원들은 이미 앞선 구조조정으로 심각하게 압박받고 있었는데 추가 감원은 공영방송으로서 임무 수행 능력에 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차일즈 위원장은 "가짜뉴스가 판치고 미디어 업계가 소수의 다국적 기업 손에 집중되는 시기에 영국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감 있고 야심 차며 지속 가능한 재정이 확보된 BBC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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