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이걸 훔쳤다고?" 구릿값 뛰자 등장한 '황당 절도'...전국 다리 이름표 '싹쓸이'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6 05:24

수정 2026.04.16 15:57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생성형 AI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생성형 AI 이미지


구릿값이 뛰자 전국을 돌며 교량판 등 구리 동판 416개를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삼척경찰서
구릿값이 뛰자 전국을 돌며 교량판 등 구리 동판 416개를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삼척경찰서

[파이낸셜뉴스] 전국을 돌며 수백개의 교량 동판을 훔쳐 고물상에 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삼척경찰서는 지난 15일 특수절도 혐의로 30대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량에 설치된 동판을 훔쳐 판매 대금을 나눠 갖기로 공모한 뒤,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7일까지 전국을 돌며 교명판과 교량 설명판 416개를 훔친 혐의를 받는다.

교명판은 교량의 이름을 표시한 표지판으로 구리 재질이다. 이들은 교명판과 설명판을 고물상에 팔아 약 2000만원의 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전직 보험 설계사인 이들은 "최근 구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범죄 수익금은 대부분 채무상환에 썼다고 한다.

구리 가격은 올해 1월 런던금속거래소 기준 톤당 약 1만4000달러(약 2060만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들은 경기 이천·여주·평택, 강원 인제·삼척·홍천·횡성·화천·양구·춘천·정선·평창, 충북 단양·제천·음성·보은·괴산, 충남 천안, 경북 문경·안동·영양·청송 등 22개 시군 120여 개 교량에서 교명판 205개를 훔쳤다. 또 123개 교량에서 교량 설명판 211개를 추가로 절취했다. 이들이 빼돌린 동판의 총 무게는 1.9t에 달한다.

경찰은 지난 3일 삼척 지역에서 교명판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폐쇄회로(CC)TV 분석과 동선 추적을 통해 범행을 확인했다. 이후 8일 경기 안산과 인천에 있는 이들의 주거지에서 각각 긴급체포했다.

수사 과정에서 절취된 동판이 고물상을 거쳐 제련공장으로 유통된 사실도 확인, 피해품 전량을 압수했다.

피해 복구 비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량 명판을 돌로 교체하더라도 1개당 100만~200만원이 소요돼, 현재 삼척시에서 분실된 47개를 복구하는 데만 약 1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지난 10일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피해 지자체에 관련 사실을 통보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아울러 동판을 매입한 고물상 업주 등에 대해서도 장물취득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에도 구리로 만든 교명판 수백개를 떼어내 고물상에 팔아넘긴 40대 남성 B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간 전남과 전북 일대를 돌아다니며 254개 교량에 부착된 교명판 850여개를 훔친 혐의이다.

B씨는 훔친 교명판을 광주광역시의 한 고물상에 넘겨 4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원상복구를 위한 시공 비용까지 고려하면 피해액은 6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