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족 명의를 도용한 남편 때문에 1억원의 채무 고지서를 받게 됐다는 한 여성이 이혼을 고민 중이라며 조언을 구했다.
아내 명의 도용해 대출 끌어다 쓴 남편
1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12년 차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저는 매사 '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인 반면 남편은 모험심이 강하고, 일단 일을 벌이고 보는 불도저 같은 성격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너무 달랐던 저희는 자주 다퉜고, 그래도 저는 어떻게든 대화로 풀어나가려고 노력했지만 남편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입을 꾹 닫아버리더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는 끊겼고,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남편이 남처럼 느껴지는 날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A씨 남편은 다니던 건설회사를 그만두고 인테리어 업체를 차렸다고 한다.
A씨는 "남편은 저에게 알리지 않은 채 회사 명의는 물론 개인 명의로도 대출을 끌어다 썼다. 그러다 얼마 전 '건강보험공단 2차 납부 고지서'가 우편으로 날아왔는데, 청구된 금액이 무려 1억원이었다"며 "확인해 보니 회사 설립 당시 남편이 저와 아들 이름까지 주주 명부에 올려놨던 거다. 지분은 남편 35%, 저 35%, 아들 30%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저 '서류에 도장 좀 찍어달라'는 말에 남편을 믿고 응했을 뿐"이라며 "회사 운영에 관여하거나 배당금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아내 "재산분할로 집 받으면, 남편 채권자에게 뺏길수 있나"
A씨는 "저는 이제 결단을 내리려고 한다. 성격 차이만으로 남편과 이혼할 수 있는지, 만약 이혼하게 된다면 채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제가 아이를 키운다면 빚더미에 앉은 남편에게서 양육비를 받을 수는 있는지, 저희 부부의 유일한 재산이 지금 살고 있는 집 한 채인데, 재산분할로 제가 이 집을 받게 되면 남편의 채권자들이 뺏어갈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이혼해도 제3자에 대한 채무는 소멸 안돼"
해당 사연을 접한 박선아 변호사는 "민법은 단순한 성격 차이 자체만으로 이혼을 인정하지는 않지만, 그로 인해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른 경우에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보아 재판상 이혼을 인정하고 있다"며 "사연과 같이 장기간 갈등이 누적되고, 여기에 경제적 문제까지 결합돼 혼인 유지가 사실상 어려운 상태라면 이혼 사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혼은 부부 사이의 신분관계를 정리하는 절차일 뿐 이미 발생한 제3자에 대한 채무를 소멸시키는 효력은 없다"며 "건강보험료와 같은 공적 채무에 대해 사연자에게 2차 납부의무가 인정된다면 이혼을 하더라도 그 책임 자체가 당연히 사라지지는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은 주주 관계 그리고 주식 관련해서 또 따로 법적 정리를 하실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혼 시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 동안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과 채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남편이 개인적으로 부담한 사업상 채무나 회사 운영과 관련된 채무는 원칙적으로 남편의 개인 채무로 볼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주거비나 생활비 등 가정의 유지와 관련해 발생한 채무라면 공동 채무로 인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남편에게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양육비는 부모의 공동 책임으로 비양육자에게는 자녀를 위한 부양의무가 계속 존재한다"며 "남편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원칙적으로 양육비 지급의무는 인정된다. 다만 실제 지급액은 상대방의 소득과 재산 상태를 고려해 정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산분할로 집을 넘겨받을 경우 남편의 채권자들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박 변호사는 "재산분할로 부동산이 사연자에게 이전되더라도 그것이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경우라면 채권자들은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재산분할은 법적으로 인정된 권리로 보아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정당한 분할에 대해 이를 사해행위로 문제 삼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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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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