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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변호사 시험 합격자 발표 D-4...학계 VS 실무계 극강 대립, 쟁점 좁혀질까

김동규 기자,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9 14:16

수정 2026.04.19 14:15

'증원 vs 감축' 팽팽한 줄다리기
학계 "국민적 수요 증가" vs 변협 "공급 과잉에 생존권 위협"
겉도는 '법조계 개혁' 약속..."시험 구조 자체 재설계할 시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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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합격자 규모를 둘러싼 학계와 실무계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학계는 법률시장 수요 증가와 법학 교육·연구의 정상화를 위해 합격 규모 확대를, 실무계는 시장 포화를 이유로 합격자 축소를 주장한다. 한편으로는 로스쿨 제도 도입 당시 약속했던 '유사 자격사 통폐합' 등 구조적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3일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를 열어 제15회 변호사시험(변시) 합격 규모 등을 최종 의결하고 합격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합격자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1700명대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학계는 합격자 규모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부응하는 법조인 양성과 법학 연구·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현행 50%대인 변시 합격률을 80%대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 25개 로스쿨 및 법과대학 법학 전공 교수들로 구성된 한국법학교수회는 지난달 27일 결의문을 내고 "50%대의 낮은 합격률 아래에서 학생들은 현재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의 해법을 고민하는 다양한 법 과목들을 수강할 여유가 전혀 없다"며 "(로스쿨 제도의 본질인)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 체제는 교육 제도뿐만 아니라 변호사시험 제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로스쿨 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변호사시험 제도의 개혁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스쿨협의회)는 지난 3일 사법정책연구원 등과 공동 주최한 세미나를 통해 법률시장의 국민적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여한 김두얼 경제사학회 회장(명지대 경제학과 교수)은 국세청의 법무법인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액 통계를 근거로 "한국의 법률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9조6000억원으로 2007년과 견줘 2.7배 성장하는 등 연평균 5.6%씩 커졌다. 이는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성장세다"며 "이런 결과는 변호사 공급이 수요 증가에 맞게 적절히 이뤄졌기 때문이므로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은퇴변호사의 대체 인력 등이 원활히 공급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계는 법률시장이 기업·개인 자문과 ESG, 기업 법무 등 전통 영역인 송무 이외로 확산되고 있으므로 국민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법학교수회 제15대 회장이자 직전 대법원장 후보였던 정영환 법무법인 TLBS 대표변호사(전 고려대 로스쿨 교수·사법연수원 15기)는 "(변호사의 업무 등이) 송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 국제단체, 사기업, 공기업, 학교, 개인 생활 등 사회 전반에서 필요하므로 이를 개선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선 변호사 합격자 수 증원은 당연하다"며 "변호사시험 합격 위주로 치우친 로스쿨 교과 과정을 기초법학 등 학술 영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합격자 수 증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등 실무계는 법률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며 신규 변호사 공급 감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한변협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건수는 2008년 약 7건에서 현재 1건 미만으로 추락하며 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공급 과잉은 변호사 개인의 생존권뿐만 아니라 법률서비스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전문직 직무의 70~80%가 자동화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서초동의 한 사법고시 출신 변호사는 "최근 AI 도입 등으로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도 6개월간 거쳐야 하는 실무수습 자리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사내변호사 자리도 이미 다 찼다"고 토로했다.

앞서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 2일 △인구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인공지능(AI) 기술 인프라 투자액을 차분회귀모형으로 추계한 연구를 발표하며, 신규 변호사 공급을 장기적으로 연 600명대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추계는 미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 등 주요 5개국의 법률시장 규모를 기준으로,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법률시장을 한국에 안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로스쿨협의회는 이에 대해 지난 6일 입장문을 내고 "(해당 연구는) 글로벌 주요 국가의 변호사 수 증가 추세를 기초로 한국의 적정 법조 수요를 도출했지만 국가 간 법체계, 법률시장 구조, 전문직 규제 체계의 이질성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즉각 반박했다.

합격자 수 논쟁을 넘어 법조인 양성 시스템의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조순열 서울변회 회장은 "로스쿨 제도 도입 당시 유사 직역을 통폐합해 변호사가 이를 대체하도록 하는 것이 전제였으나, 통폐합은 온데간데없고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만 늘려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졌다"며 "(합격자 감축은) 단순히 변호사 직역의 이익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과당 경쟁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고 법조계를 바로 세우는 시작점"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시험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선택형·기록형·사례형 시험 방식으로는 다양한 역량을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변호사시험 출제위원을 지낸 한 교수는 "각 직역의 이해관계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법조인의 최소 역량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15년이 지난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설계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