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엘리베이터, 세계 첫 모듈러 고층용 승강기 상용화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9 09:00

수정 2026.04.19 09:00

인천 송도 힐스테이트 센터파크에 27층형 적용
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 "건설 패러다임 바꾼다"
3개 층으로 사전 제작된 이노블록 모듈이 지난달 인천 송도 힐스테이트 센터파크 현장에서 적층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3개 층으로 사전 제작된 이노블록 모듈이 지난달 인천 송도 힐스테이트 센터파크 현장에서 적층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엘리베이터가 세계 최초로 모듈러공법을 활용한 고층건물 승강기 설치·상용화에 성공했다. 자체 개발한 모듈러 승강기 브랜드 '이노블록(ENOBLOC)'을 공식 론칭하고, 국내를 넘어 미국·중동 등에 기술특허를 출원·신청하며 'K-엘리베이터'의 글로벌시장 선점에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7일 인천 송도 힐스테이트 센터파크 현장에서 이노블록의 27층형 적용 실증·품질(QC) 검사를 마치며 상용화 성공을 공식 확인했다.

이노블록은 승강기 주요 구조물과 부품의 약 90%를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레고 블록처럼 조립·설치하는 차세대 솔루션이다. 20층 이상 공동주택용 모듈러를 상용화한 것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고층건물의 경우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 △증가하는 하중 △적층에 따른 누적 오차 대응 △내진 설계 △좌굴(휨) 방지 등 정밀한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도심 건설 현장 특성상 부피가 커지는 모듈의 적재 공간 확보와 동선 관리도 난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동식 조립장(샵장)'으로 이를 해결했다. 10평도 안되는 작은 공간이 현장에서 또 하나의 모듈 공장으로 변신한다. 부피가 큰 모듈을 면(Plane) 단위로 이송한 뒤 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물류 효율과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이노블록의 핵심 혁신 중 하나는 '안전'이다. 기존 승강기 설치공법은 승강로 내부 고소작업 등 고위험 공정을 피할 수 없었다. 이노블록은 공장에서 주요 부품의 90% 이상을 사전 조립한 뒤 현장에선 결합·체결만 진행해 고위험 작업을 대폭 줄였다. 업계에서 '신공법'이라 불리는 이유다.

근로자 안전 제고를 강조하는 정부 기조와도 맞닿는다. 정부는 중대재해 사업장에 대한 공공입찰 제한, 금융권 심사 반영 등 규제책과 함께 탈현장화 건설기술(OSC)인 '모듈러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도 검토 중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최근 GS건설과도 모듈러 엘리베이터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시흥 거모 현장에 파일럿 적용을 추진하는 등 행보를 넓히고 있어 정책 수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시간'은 핵심 비용이다. 이노블록은 승강기 설치 기간을 기존 대비 최대 80% 단축시킨다. 공정 전반의 일정 단축으로 이어져 공사비 절감은 물론 조기 입주가 가능해진다. 공사 완성도 향상은 부수적 효과다. 실제 송도 힐스테이트 센터파크 현장에서 일부 적용한 결과 약 40일의 공기(工期) 단축 효과를 입증했다. 전량 시공할 경우 2개월 이상 단축이 예상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를 넘어 미국, 중동 등에 이노블록 관련 특허를 다수 출원하며 K-엘리베이터의 위상 제고에 나선 상황이다.
△모듈러 구조 △고층 적용 △승강로 개선 △대량생산 및 현장 적용 기술 등을 중심으로 약 50건의 특허를 출원·신청한 상태다. 이동식 조립장(샵장) 시스템, 모듈 교체·현장 조립 기술로 특허를 확대해 20여 건의 추가 출원도 준비 중이다.


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는 "이노블록은 고위험·비효율·환경 부담을 줄이는 등 건설의 패러다임을 바꿀 획기적 솔루션"이라며 "세계 최초를 넘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하는 K-엘리베이터의 위상 제고에 현대엘리베이터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