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EU·나토 "무기 더 만들자"…재무장 속도전 합의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7 06:02

수정 2026.04.17 06:02

브뤼셀 회동서 방산 생산 확대 공감
우크라 지원·인프라 보호 협력 논의
"더 많이, 더 빠르게" 투자·생산 강조
유럽 안보 대응 체계 강화 본격화
호르무즈 해협. (출처 :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 2026.04.16. /사진=뉴시스
호르무즈 해협. (출처 :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 2026.04.16.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무기 생산 확대와 안보 협력 강화를 공식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과 중동 전쟁 여파 속에서 유럽 안보 질서가 재편 국면에 들어가는 양상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동하고 방위산업 생산 확대와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뤼터 총장은 회동 후 "방위산업 생산 확대, 우크라이나 지원 지속, 핵심 기반 시설 보호 등을 포함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며 "더 강한 유럽은 더 강한 나토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EU와 나토 간 관계 강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더 많이 투자하고 더 많이 생산하며 이를 더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동은 대서양 동맹의 균열 우려 속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의 방위비 부족과 중동 전쟁 미지원에 불만을 표하며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해왔다.

이에 대응해 나토는 회원국들에게 국방비 증액을 요구해왔으며, 지난해 6월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무기·병력 등 핵심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군 관련 인프라까지 포함하면 최대 5%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유럽 각국도 재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 위협과 미국 의존도 축소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EU 차원의 방산 육성과 미사일 방어망 구축, 동부 전선 드론 방어 체계 강화 등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유럽 방위 산업은 급증하는 수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오는 7월 초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협력 강화 기조 속에서도 주도권 갈등은 뚜렷하다. 나토는 미국이 전체 예산의 약 60%를 부담하는 만큼 동맹 결속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반면 EU는 역내 방산 육성과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를 내세우며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나토는 EU가 자금 조달 등 기존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군사 계획 영역까지 확장하는 데 대해 경계하고 있다. 반대로 EU는 방위 정책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양측이 연간 1조달러(약 1480조원)에 달하는 유럽 재무장 계획을 둘러싸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