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사용 문제로 갈등을 빚던 이웃의 차량에 트랙터를 몰고 돌진해 일가족에게 중상을 입힌 6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가해자가 수감 중에도 옥중 협박 편지를 보냈음에도 반성 등의 이유로 검찰 구형량보다 낮은 형량이 선고돼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JTBC '사건반장' 등에 따르면, 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60대)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지난 9일 열렸다.
사건의 발단은 인천 강화도에서 노인보호센터를 운영하는 피해 가족과 A씨 사이의 도로 사용 문제였다. 피해 가족은 2011년 A씨의 토지를 매입하며 도로 사용을 약속받았으나, 이후 A씨가 추가 금전을 요구하며 통행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참다못한 피해자 측이 민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A씨의 횡포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패소 이후에도 도로를 훼손하고 피해자의 주거지와 시설을 찾아가 위협을 일삼았다.
갈등은 지난해 10월 끔찍한 폭력으로 이어졌다. A씨는 트랙터로 피해자의 차량 앞을 가로막은 뒤, 삽날을 내세워 앞 유리를 향해 그대로 돌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트랙터 삽날이 유리를 산산조각 내며 차량 내부까지 밀고 들어오는 아찔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전치 6주, 동승했던 부친은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구속된 A씨의 기행은 옥중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피해 가족에게 "나를 제일 무서운 악마로 만들지 마라.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 같이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섬뜩한 내용의 협박 문서를 보냈다.
하지만 법정에 선 A씨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선고 당일, 환자복 차림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한 그는 만성 췌장염과 당뇨 등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했다고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검찰 구형량(징역 3년 6개월)보다 대폭 낮아진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손수호 변호사에 따르면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죄질이 중하고 용서받지 못했다"면서도 "피고인의 연령과 생활 환경, 건강 상태, 반성하는 태도 등을 참작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몸이 안 좋으신 분이 그렇게 트랙터 가지고 그렇게 하겠냐"며 "노골적으로 출소해서 죽이겠다고까지 말하고 있는 사람인데 갑자기 건강 문제를 호소하니 너무 황당하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검찰이 14일 항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하며 향후 치열한 2심 공방을 예고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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