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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 민주당 제주지사 결선 위성곤·문대림 '운명의 35시간'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7 08:34

수정 2026.04.17 08:34

발표 하루 앞두고 막판 표심 총력전
감산·오영훈 표심이 승부 가른다
위성곤 "제주민생 살릴 준비된 후보"
문대림 "민생회복·도민주권 새 도정"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결선에 나선 위성곤 국회의원(왼쪽)과 문대림 국회의원. 위성곤·문대림 후보가 결선 발표 하루를 앞두고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결선 결과는 18일 투표 종료 뒤 늦은 오후 발표될 전망이다. /사진=각 후보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결선에 나선 위성곤 국회의원(왼쪽)과 문대림 국회의원. 위성곤·문대림 후보가 결선 발표 하루를 앞두고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결선 결과는 18일 투표 종료 뒤 늦은 오후 발표될 전망이다. /사진=각 후보 캠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를 가리는 결선 투표가 발표 하루를 앞두고 막판 분수령으로 접어들었다. 본경선에서 현직인 오영훈 지사가 탈락한 뒤 위성곤·문대림 두 현역 국회의원이 맞붙는 구도다. 발표를 하루 앞둔 17일 오전 현재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오차범위 안 접전 위에 문대림 후보 25% 감산 규정과 오영훈 지지층 이동이 겹쳤다. 마지막 투표율까지 더해지면서 결선은 사실상 제주 본선 구도의 첫 분수령이 됐다.



결선은 16~18일 사흘간 진행된다. 첫날은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와 도민 ARS 조사가 함께 이뤄졌다. 17~18일은 ARS 방식으로 이어진다.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 50%와 안심번호 도민선거인단 50%다. 결과는 18일 투표 종료 뒤 저녁 7시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제주지사 경선이 결선까지 가는 것은 22년 만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문대림 후보가 앞선다. KBS제주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3~14일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제주지사 경선 지지도는 문대림 40%, 위성곤 36%로 집계됐다. 다만 문 후보에게는 과거 탈당 경력에 따른 25% 감산 규정이 적용된다. 이 변수가 반영되면 판세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여론조사 우세만으로 승부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결선은 단순한 2인 경선이 아니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본경선에 나섰던 오영훈 지사 탈락 뒤 처음 치러지는 맞대결이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위성곤·문대림 두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제주 정가의 시선은 오영훈 지지층이 어느 쪽으로 더 움직이느냐에 쏠렸다.

위성곤 캠프 분위기는 뒤집기에 가깝다. 위 후보는 결선을 앞두고 제주 민생경제 회복과 현장 대응력을 전면에 세웠다. 15일 기자회견에서 "제주의 숨을 틔우는 테왁이 되겠다"며 "제가 테왁이 돼 제주를 떠받치고 도민의 고단한 삶을 지탱하겠다"고 말했다. 캠프 안에서는 토론 참여와 검증 대응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막판 결집을 노리는 기류가 강하다. 민생 위기 대응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준비된 후보 이미지를 밀어붙이는 흐름이다.

위성곤 후보가 내놓은 정책도 그 흐름과 맞물린다. 그는 2027년부터 도내 예술인 3000여명에게 월 30만원을 지급하는 예술인 기본소득제를 제시했다. 여성기업 원스톱 서비스 확대, 여성기업 디지털 전환 지원, 여성 안심도시 조성 공약도 내걸었다. 민생경제 분야에서는 추경 편성과 고유가 대응 지원책을 전면에 올렸다. 위성곤 측 관계자는 "결선은 결국 조직과 현장 민심의 싸움"이라며 "막판까지 민생을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책임질 수 있느냐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문대림 캠프 분위기는 굳히기와 변화론으로 정리된다. 문 후보는 16일 결선 직전 메시지에서 "도민이 주인 되는 제주"와 "무너진 민생을 다시 세울 시간"을 거듭 강조했다. 출마 선언 때부터 오영훈 도정 심판론과 새 도정 구상을 함께 묶어 왔고 결선 국면에서는 우세 흐름을 실제 득표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문 후보는 "지금이 제주를 바꿀 골든타임"이라며 "취임 즉시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문대림 후보의 공약도 선명하다. 출마 선언 때 5000억원 규모 민생회복 추경을 대표 카드로 제시했다. 양육 공약으로는 '아이드림(I-Dream) 1억원' 정책을 전면에 세웠다. 최근에는 탐나는전 예산 추가 편성과 수도요금·유류비·이자 부담 경감 등 생활밀착형 대책도 강조했다. 문대림 측 관계자는 "이번 결선은 낡은 도정을 연장할지 제주를 새로 바꿀지 선택하는 선거"라며 "마지막까지 변화와 민생회복의 필요성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결선판을 흔드는 가장 큰 변수는 오영훈 지사 표심이다. 오 지사는 지난 12일 위성곤 후보와 만난 뒤 "10년 동안 묵묵히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의 불을 밝혀온 위성곤 의원이 진짜 일꾼의 모습으로 도민들에게 다가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위성곤 후보도 "두 개의 길을 하나의 물줄기로 합치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이후 오영훈 측 전 캠프 인사들이 위성곤 캠프로 합류하는 흐름도 이어졌다. 결선이 위·문 대결을 넘어 '위성곤-오영훈 연대' 대 '문대림 변화론' 구도로 번진 배경이다.

문대림 측은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오영훈·위성곤 결합은 결국 현 도정 연장선이라는 논리다. 반면 위성곤 측은 민주당 원팀 정신과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한쪽은 계승과 안정 이미지를 키우고 다른 한쪽은 교체와 전환 이미지를 밀어 올리는 흐름이다. 결선 막판 제주 정치의 질문도 더 선명해졌다. 누가 민생을 더 빨리 수습할 것인가, 누가 현 도정의 성과와 한계를 더 설득력 있게 이어받거나 끊어낼 것인가의 문제다.

이번 민주당 제주지사 결선 승부는 숫자 한 줄로 설명되지 않는다.
문대림 후보의 감산 규정은 우세론을 흔들고 위성곤 후보의 연대 구도는 역전 기대를 키운다. 오영훈 지지층 이동과 마지막 투표율은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
18일 저녁 나올 결과는 민주당 후보 확정에 그치지 않고 제주지사 본선의 첫 세력지도를 다시 그리는 장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