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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고대 성벽 발굴로 대규모 축조 밝혀진 대구 달성

김장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7 09:59

수정 2026.04.17 09:59

대구 달성서 신라 고대 토목기술과 성곽 실체 규명
성벽 규모 대형 방어시설로 5세기 중엽 축성 확인
토석혼축과 석축 혼용한 구획축조방식 새롭게 밝혀져
대구시, 발굴조사 지속해 역사적 가치 정립 추진
150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대구 달성. 대구시 제공
150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대구 달성. 대구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대구시가 사적 '대구 달성'에 대한 최초의 정식 학술발굴조사를 통해 신라 고대 토목기술과 성곽의 실체를 규명, 눈길을 끈다.

이번 발굴조사는 국가유산청의 국비 지원으로 (재)대동문화유산연구원이 2025년 5월까지 대구 달성 남측 성벽 구간을 조사 중이며, 오는 20일 오후 발굴조사 현장공개 설명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성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성벽 규모는 하부 너비 35m, 외벽 높이 17m, 내벽 높이 9m 내외로 대규모 방어 성벽의 면모를 보여준다. 축성 시기는 성벽 기저부에서 출토된 토기편과 축성기법을 근거로 5세기 중엽 전후로 판단됐다.

이 축조 기술은 삼국시대 대규모 토목공사에 활용된 방식으로, 대구 지역의 정밀하고 뛰어난 고대 토목기술 수준이 입증됐다.



달성은 기존에 토성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에서 토석혼축과 석축 기법을 혼용해 축성한 성곽임이 밝혀졌다. 대규모 인력이 동원됐으며, 작업 그룹별 분담이 이뤄진 구획축조방식이 확인됐다.

내·외벽면에서 너비 2~2.5m 간격으로 나타나는 구획 경계가 드러나며 작업자별 기술과 재료 차이가 반영됐다. 축성재는 인근 달서천 저지대 점토와 달성 내부 평탄 작업 및 성 바깥 해자 조성 과정에서 나온 돌과 흙으로, 구획 작업자별로 재료를 조달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황보란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발굴조사가 대구 달성의 축성 시기와 구조를 고고학적으로 규명한 의미 있는 성과다"면서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해 사적 '대구 달성'을 대구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보존·활용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달성이 1500여년간 축조 당시 모습을 거의 유지한 것은 고대 대구 지역의 뛰어난 토목기술 덕분임이 확인됐다. 암반층을 정지한 뒤 흙과 돌을 교대로 다져 쌓고, 성벽 외면에 납작하게 깬 돌을 경사지게 층층이 겹쳐 쌓은 다음 약 40㎝ 두께 점토층으로 마감하는 구조가 밝혀졌다.

성벽 아래쪽은 L자 형태로 절토한 면에서 층층이 경사지게 석축해 밀림을 방지하고 하중을 분산시키는 공법이 적용됐다. 축성 과정에서는 점토 이동을 용이하게 하고 돌과 흙의 견고한 결합을 위해 대량의 토낭이 사용됐다.

대구 달성은 삼국사기에 첨해이사금 15년(261)에 축조된 것으로 기록된 고대 성곽이다.
축조 당시 원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해 경주 월성과 견줄 만한 삼국시대 대구 세력의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한편 시는 지난해부터 남성벽 발굴조사를 추진해 왔으며, 올해 북성벽 조사에 착수했다.
내년에는 성 내부 발굴조사를 계획 중이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