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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5.4억' 준다 해도..."삼성 노조 총파업 땐 30兆 손실" 으름장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7 14:33

수정 2026.04.17 15:03

반도체 중심 전 사업장 동시 파업
총파업 시 하루 1조원 손실 추정
파업 시 점유율·고객 신뢰 타격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과반 노동조합이 출범한 가운데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최대 30조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에 따른 손실은 물론 고객 신뢰 훼손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17일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과반 확보를 공식 선언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고용노동부 확인 절차를 거쳐 법적 근로자대표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차단 △조합원 중심 노사협의회 구성 △교섭력 강화를 통한 처우 개선을 3대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향해 "법적 근로자대표로서 회장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과반노조는 전체 근로자의 절반 이상을 조직한 노동조합으로 취업규칙 변경과 근로시간 제도 등 핵심 근로조건에 대해 사용자와 직접 합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삼성전자에서 과반노조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 개편을 핵심 요구로 내세웠다.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설정하고 부문 70%·사업부 30% 방식으로 배분하는 구조다. 기존 일회성 보상 중심 체계를 제도화된 성과급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총파업 가능성도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결기대회를 시작으로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약 18일간 총파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반도체(DS) 부문을 중심으로 전 사업장이 동시 참여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손실 규모가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월 영업이익이 약 30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설비 백업을 고려하더라도 하루 약 1조원, 전체 기간 기준 20조~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전날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위법 쟁의행위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신청 대상에는 △안전보호시설 운영 방해 △장비 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 작업 중단 △생산라인 점거 △협박을 통한 쟁의 참여 강요 등이 포함됐다.

이는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 대응으로 풀이된다.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시장 점유율과 고객 신뢰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최 지부장은 "오는 23일 집회는 하루 일정이기 때문에 생산 차질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필요 시 비조합원 중심 근무 배치도 가능하고 회사가 협조를 요청하면 노조도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 1월 6만30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3월 말 7만명을 돌파했고 이날 기준 7만5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는 전체 임직원 약 12만8000명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