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로봇 산업 중심지 노리는 전북

강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9 08:00

수정 2026.04.19 08:00

AI로봇 실증·인력·규제혁신 아우르는 핵심 인프라 구축
농업·건설·푸드테크·물류로 AI 로봇 산업 확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27일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시티 투자협약식'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27일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시티 투자협약식'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특별자치도가 AI로봇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19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를 AI로봇 산업 육성 원년으로 선포하고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을 노린다.

저출산과 고령화, 생산비용 상승 등 구조적 변화를 극복하려는 로봇· 중심 산업 전환이 가속화되는 세계적 추세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글로벌 로봇시장은 2021년 282억 달러에서 2030년 831억 달러로 3배 성장이 예상된다.

전북도는 중앙부처와 협력해 자유로운 연구개발과 실증테스트가 가능한 '로봇 제조 부품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피지컬 AI 기반 실증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실증 밸리를 중심으로 AI로봇 혁신 지정을 추진해 실증 특례와 규제 완화를 적용해 기술 현장 검증과 산업 확산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1조원 규모 인프라 조성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1조원 규모의 '협업지능 기반 피지컬 AI 실증 밸리'를 중심으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한다. 실제 산업 환경을 구현한 실증 메타팩토리를 조성해 연구실 기술이 즉시 현장 검증되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김제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2027년까지 1066억원) △남원 스마트 APC AI로봇 실증센터 △새만금 해양 무인로봇 실증 테스트베드(2027년까지 214억원) 등 산업별 특화 실증 인프라도 단계적으로 들어선다.

여기에 지역 대학 등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대학과 연계한 교육-실습-취업 선순환 구조를 통해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한다.

산업 확산 측면에서는 농업·건설·푸드테크·물류 등 4대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 농업 분야에서는 김제를 중심으로 스마트팜과 AI 기반 지능형 농업로봇 국가산업단지를 2033년까지 완성한다. 건설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427억원을 투입해 용접·도장 등 고위험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시스템을 개발·실증 한다.

푸드테크 분야에서는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활용해 AI로봇 기반 커스텀 푸드 실증·제조 인프라를 갖추고, 물류 분야에서는 새만금 자율주행 실증지역과 연계해 산업단지-항만-공항을 잇는 무인 자율운송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이와 함께 AI로봇 핵심부품·시스템 분야 선도기업 유치와 AI로봇 펀드 조성을 통해 창업·스케일업을 지원하고, 기업을 매칭하는 상생협력 플랫폼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새만금은 산업부지, 항만, 전력공급 등 제조-조립-시험-물류 시설이 집적돼 최적의 기업 입지 조건을 갖췄다.

생존이 걸린 선택, 로봇산업
세계 주요국들은 이미 로봇을 미래 핵심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미국은 제조·물류 자동화를 넘어 로봇+AI 통합 솔루션 산업으로 전환 중이고, EU는 'Horizon Europe'을 통해 인공지능 로봇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Society 5.0' 기조 아래 생활로봇·케어로봇으로 고령화에 대응하고,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정책으로 이미 산업로봇 시장 세계 1위에 올랐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 생산비용 상승, 공급망 불안정성 증가 등 구조적 변화는 로봇·AI 기반 자동화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123대 국정과제로 로봇을 반도체, 바이오와 함께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전북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더 절박하다. 상용차, 농기계 등 전통 제조업은 내연기관·노동집약·저부가가치 구조에 머물러 있다. 산업 패러다임이 전기화·자율화·지능화로 급속히 전환되는 가운데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로봇산업 육성은 전북 산업의 생존 전략이자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전북은 산업 구조에 강점이 있다. 전북은 전국 상용차 생산의 95% 이상, 특장차 전국 최대 집적, 농기계 산업 전국 1위권을 보유한 다품종·소량 생산 산업 기반을 갖췄다.

대량 생산 체제에서는 약점이었던 이 특성이 AI 기반 유연·맞춤형 로봇 산업에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한다. 다양한 수요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는 로봇 제조 생태계 구축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미 1조원 규모의 '협업지능 피지컬 AI 실증 밸리'를 비롯해 새만금 제조 AX 실증산단, 군산 자율운송·전기상용차 실증, 완주 수소상용차 실증, 김제·익산 스마트농업·농기계 실증, 군산항 해양·항만 무인화 실증 등 국가급 실증 인프라가 집적되고 있다. 연구실 기술이 바로 현장에서 검증되는 '현장 연계형 실증체계'가 가능한 셈이다.

여기에 새만금이라는 최적의 입지가 더해진다. 대규모 산업부지, 항만, 전력공급, 국제공항, 규제특례 등 제조-조립-시험-물류-확장이 한 곳에서 가능한 원스톱 생태계를 갖췄다. 전북대·원광대·군산대, KAIST·ETRI·KATRI, 자동차융합기술원(JIAT), 캠틱종합기술원 등 연구 인프라도 충실하다.

실증-확산-상생 3단 전략
전북도 전략은 실증 인프라 구축부터 산업 확산, 생태계 완성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피지컬 AI 실증 밸리를 중심으로 각 지역 인프라를 연계하겠다는 복안이다.

농업에서는 농기계 AI로봇 기업 유치를 위한 국가산단을 조성하고, 설계부터 시제품, 소량양산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공유형 랩팩토리를 구축한다. 건설 분야는 고소작업 로봇과 자율행동 특수목적기계인 트랙터, 굴착기 개발로 안전성과 생산성을 혁신한다. 푸드테크에서는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활용해 개인맞춤형 K-푸드테크 산업을 육성하고, 물류에서는 산단과 항만, 공항을 연결하는 무인 자율운송 체계를 구축한다.

나아가 전주기 생태계를 완성한다. 핵심 부품과 시스템 분야 앵커기업을 유치하고, 도내 주력산업의 AX·로봇 전환을 지원한다. AI로봇 펀드를 조성해 창업부터 스케일업,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대·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플랫폼을 구축한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하는 지역 로봇산업 융합 프로젝트를 통해 도내 기업의 기술 내재화와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로봇산업 클러스터 구축 시 로봇 제조와 소프트웨어, 정비, 운영, 물류,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사와 건설 현장, 물류 작업 등 힘들고 위험한 일을 로봇이 대신하면서 도민의 안전과 일의 질이 크게 향상된다.

기존 농기계와 건설기계, 식품 기업들은 로봇과 AI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게 된다.
전통 산업 중심 지역에서 미래 산업 실증과 육성 지역으로 이미지가 바뀌면서 기업 유치가 활발해지고, 청년 인구가 유입되며, 지역 소득이 증가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더 안전한 일터, 더 편리한 물류와 서비스, 더 안정적인 일자리가 도민의 일상을 변화시키며 삶의 질을 높인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전북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 왔다"라며 "비록 늦은 출발이지만, 도정 역량을 집중해 로봇산업을 육성해 나간다면 전북에도 기회는 현실로 펼쳐질 것이다"고 말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