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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 고생했으니 쉬어" 포수 주효상 전격 투입… KIA의 8연승, 이의리에게 달렸다 [현장톡]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7 17:40

수정 2026.04.17 17:49

부동의 안방마님 한준수 전격 선발 제외
ERA 11.42… '3선발' 이의리의 뼈아픈 부진
올 시즌 출장 기록 0 주효상의 선발 출장
한준수 체력 안배 + 이의리 새로운 호흡 시험대
KIA, '이의리+주효상' 파격 배터리로 8연승 정조준
주효상.KIA 타이거즈 제공
주효상.KIA 타이거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파죽의 7연승을 내달리며 패배를 잊은 호랑이 군단. 투타의 완벽한 조화로 거침없는 기세를 뿜어내고 있는 KIA 타이거즈이지만, 이범호 감독의 가슴 한편에는 여전히 무거운 돌덩이 하나가 얹혀 있다. 바로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3선발 이의리의 기나긴 끝없는 부진이다.

그리고 8연승을 향한 길목에서, 벤치는 이의리를 살려내기 위해 라인업의 핵심을 흔드는 파격적인 '충격 요법'을 빼 들었다.

올 시즌 부동의 안방마님으로 군림하던 한준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전격 제외하고, 주효상을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쓰게 한 것이다.

현재 한준수의 폼을 생각하면 이는 엄청난 결단이다.

한준수는 올 시즌 무려 16경기에 나서 타율 0.308에 2홈런을 기록하며 포수 부문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전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김태군이 부상으로 이탈한 위기 속에서 공격과 수비 양면을 완벽하게 통제하며 KIA 안방을 든든하게 지켜온 절대적인 존재다.

주효상.KIA 타이거즈 제공
주효상.KIA 타이거즈 제공

물론 김태군의 공백으로 인해 가중된 한준수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휴식 차원의 배려 차원이 가장 크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이의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환경'을 제공하려는 벤치의 절실한 의도도 포함돼있다.

올 시즌 이의리의 성적표는 그야말로 처참하다.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패만을 떠안았고, 평균자책점은 무려 11.42까지 치솟았다.

선발 투수의 기본 덕목인 5이닝조차 단 한 번도 채우지 못했다.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던 좌완 파이어볼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현재로서는 마운드에 오르면 패배를 떠안는 '필패 카드'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의리의 멘탈과 투구 밸런스를 되찾기 위해 벤치가 선택한 카드가 바로 포수 교체다. 새롭게 이의리와 호흡을 맞출 주효상은 올 시즌 1군 출장 기록이 아예 없다. 지난해에도 겨우 8경기에 나서 15타석을 소화한 것이 1군 기록의 전부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백업 포수를 7연승의 중요한 길목에서 선발로 내세우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다.

KIA 선발 투수 이의리.뉴스1
KIA 선발 투수 이의리.뉴스1


주효상.KIA 타이거즈 제공
주효상.KIA 타이거즈 제공


하지만 투수와 포수의 호흡은 숫자로만 설명할 수 없는 묘한 화학 작용을 일으킨다. 완전히 낯선 타겟과 새로운 볼 배합, 그리고 달라진 경기 운영의 리듬이 꽉 막혀있던 이의리의 투구 밸런스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분위기 반전이 그 누구보다 절실한 이의리에게 주효상이라는 낯선 파트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야구는 흐름의 싸움이다. 7연승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고 있는 KIA 타이거즈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이의리의 부활이다.
'독한 야구'로 파격적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범호 감독의 용병술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할 수 있을까.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안방마님을 벤치에 앉히고, 기록조차 없는 백업 포수를 마운드에 올린 벤치의 승부수.

이의리-주효상이라는 미지수의 배터리가 8연승의 마침표를 찍고 호랑이 군단의 완전체를 증명할 수 있을지, 광주 팬들의 시선이 불안함과 기대감 속에서 마운드를 향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