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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그림 진품 여부 두고 특검·김상민 공방전...2심 징역 6년 구형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8 11:14

수정 2026.04.17 20:45

미술품감정연구센터 '진품' VS 화랑협회 '위작' 대립
'이우환 그림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환 그림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김건희 여사에게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전달하고 공천과 인사 등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2심에서도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6-2부(박정제 민달기 김종우 고법판사)는 17일 청탁금지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김 전 부장검사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특검팀은 김 전 부장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3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3년, 추징금 4130여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구형량은 1심과 같다. 특검팀은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본건 그림은 진품 감정서가 없는 상황에서도 능히 100만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돼 적어도 100만원 초과하는 금품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며 "피고인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성립이 명백하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 당시 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 할 부장검사인데도 공천 등 직무와 관련해 고가의 그림을 제공했다"며 "공천이 불발되자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관 자리를 보장받으면서 공직 인사의 투명성,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김 전 부장검사 측은 이 화백의 해당 그림이 위작이기 때문에, 실질 가치가 없어 혐의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검사 변호인은 "어떤 수사기관도 피고인이 인식한 가치만으로 공소를 제기한 적 없다. 모든 판례는 실질 가치를 전제로 한다"며 "가치가 없는 위작을 수수했는데 '진품인 줄 알았다'는 이유로 처벌한다면 이는 명백히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출마 준비 중 불법 기부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별건 수사"라며 "이는 공소기각 사안"이라고 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최후진술에서 "검찰 조직 문화에서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비용 부담을 시키지 않는다"며 "선배(윤석열 전 대통령)를 배제하고 부인한테 선물 청탁을 한다는 것은 검찰 조직에 몸담아본 사람이라면 생각하기 어렵다. 대통령을 건너뛰고 제가 김 여사를 만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속돼 5개월간 세상으로부터 단절되는 동안 많은 후회와 참회의 시간을 가졌다"며 "검사로서 사회 모범이 돼야 함에도 부적절한 처신한 것은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문제의 그림이 현장에서 공개됐다. 재판부는 특검에게 '진품'을 감정한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관계자와 김 전 부장검사 측이 요청한 한국화랑협회 관계자를 불러 심문을 진행했다. 각 관계자들은 해당 그림을 '진품'과 '위작'으로 상반된 의견을 냈다. 감정연구센터 관계자는 그림의 서명과 캔버스 상태, 바닥의 색깔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이 화백의 스타일에 가깝다는 설명을 했다. 화랑협회 관계자는 캔버스를 고정하기 위해 박아둔 못이 인위적으로 녹슬어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다음달 8일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선고를 낼 예정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 2023년 2월 김 여사에게 이듬해 총선 공천과 인사 등 청탁 목적으로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해 총선 출마를 하기 위해 사업가로부터 4200만원가량의 차량 리스비와 보험금 등을 대납받은 혐의도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의 혐의 중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김씨가 김 전 부장검사에게 돈을 주고 그림을 전달받았다는 김 전 부장검사 측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