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군 다녀오면 먼저 승진 안 돼"...법원 성차별 제동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9 14:13

수정 2026.04.19 14:13

군 경력 인정해 임금 높게 주는 것은 차별 아냐
단 입사 직급 달라지면 이는 승진 기회로 연결돼 위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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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군 복무 경력을 인정해 입사 단계에서 직급을 달리한 인사 제도는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군 경력이 승진과 결합할 경우 차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지난 2월 11일 한 사단법인 정규직 직원 A씨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진정신청 기각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4년 10월 회사 인사 규정이 성차별적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회사는 대졸 신입직원을 군 경력이 없는 여성 등은 6급 10호봉으로 뽑고, 군 복무 경력 2년이 있는 경우에는 2호봉을 가산해 5급 12호봉으로 채용했다.



A씨는 이러한 차이가 임금뿐 아니라 승진에서도 불이익을 준다고 주장하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지만, 인권위는 지난해 2월 "합리적 이유 없이 여성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차별로 보기 어렵다"며 진정을 기각했다. 이에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군 복무 경력을 '임금에 반영하는 것'과 '승진에 반영하는 것'을 별개의 문제로 구분하며, 승진 제도에서 성별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이 있다는 이유로 인권위의 진정 기각 결정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제대군인법에 따라 군 복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전해주는 측면이 있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군 경력을 인정해 호봉을 높게 책정하는 것 자체는 차별이 아니라는 취지다.

다만 4급 승진 요건이 '5급 승진 후 4년 이상'으로 정해져 있어 군 경력이 없는 여성은 같은 시기에 입사해 같은 업무를 수행한 제대군인 남성보다 4급 승진까지 2년 더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 군 경력 인정으로 입사 직급까지 달라지는 것은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제대군인법은 군 경력을 근무 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승진까지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자가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