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관광 3000만시대 해법은?
일본의 방일유객지원공항 제도
외국인 관광객 유입 마중물 역할
작년 관광객 4268만명… 韓의 두배
지방공항을 인바운드 관광 관문 활용
국제선 유치 등 항공사 인센티브 확대
지역관광·항공수요 동시에 창출해야
일본의 방일유객지원공항 제도
외국인 관광객 유입 마중물 역할
작년 관광객 4268만명… 韓의 두배
지방공항을 인바운드 관광 관문 활용
국제선 유치 등 항공사 인센티브 확대
지역관광·항공수요 동시에 창출해야
3000만명. 정부가 관광 분야에서 내건 목표치다.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정부는 오는 2029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기존 2030년에서 목표 달성 시점을 1년 앞당긴 것이다. K팝·K뷰티·K푸드 등 이른바 K컬처의 폭발력을 확인한 데다, 관광을 단순한 서비스업이 아닌 '국가 전략 산업'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가 맞물린 결과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총 1893만명이었다. 이는 전년(1696만명)에 비해 11.6% 증가한 수치로, 팬데믹 이전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2019년(1750만명)과 비교해도 약 8% 늘어난 규모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전년에 비해 407만명 늘어난 2300만명으로 높여 잡았다. 공세적인 전략 전환을 반영한 도전적 목표치다.
정부에 비하면 민간기관들의 전망은 다소 보수적이다. 올해 초 관광 전문 싱크탱크 야놀자리서치는 '2026 인·아웃바운드 수요 예측과 관광 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2026년 한국을 찾을 외국인 관광객 수를 전년에 비해 약 8.7% 증가한 2036만명으로 예측했다. 정부의 목표치와는 264만명의 격차를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최근 심화하고 있는 중·일 갈등이 주요 변수로 반영되지 않아 이른바 '한일령(限日令)'이 현실화할 경우 올해 인바운드 규모는 2086만~2130만명 사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 정부가 '한국 방문의 해'로 설정한 향후 3년간(2027~2029년) 최소 870만명의 외래객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묘수가 보이지 않을 때 돌파구를 찾는 방법의 하나가 해외의 성공사례를 면밀히 검토해보는 것이다. 야놀자리서치가 최근 내놓은 2개의 보고서도 이런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요즘 '관광 대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가 그것이다. 사실 일본은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연간 자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341만명으로 한국(1420만명)에 비해 적었다. 하지만 2015년에는 일본 1974만명, 한국 1323만명으로 전세가 역전됐다. 우리가 팬데믹 이전 역대 최고치(1750만명)를 기록했던 지난 2019년에도 일본은 3188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들이며 우세를 이어갔다. 또 지난해에는 무려 4268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 한국을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앞섰다.
그 중심에 아베 정부가 지난 2016년 내놓은 '내일의 일본을 지탱하는 관광 비전(明日の日本を支える 觀光ビジョン)'이 있다. 이 정책은 관광을 단순한 소비산업이 아니라 저출산·인구감소로 약화된 지역경제를 보완할 핵심 성장엔진으로 규정하고, 외국인 관광 수요를 적극적으로 지방에 유치·분산시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관광입국추진기본법 제정과 관광청 설립, 국가 차원의 관광 전략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관광산업을 국가 경제 전략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여기서 주목되는 사례가 일본 국토교통성이 2017년 도입한 '방일유객지원공항(訪日誘客支援空港)' 제도다. 이 제도는 지방 공항을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유입의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일본 정부는 신규 국제선 취항과 증편을 유도하기 위해 국제선 착륙료 감면과 운영비 보조, 공항 시설 개선 지원 등을 제공하며 항공사의 초기 진입 비용을 낮췄다. 예컨대 국제선 착륙료를 최대 50% 이상 감면하고 지상조업 비용과 항공기 제빙 비용 등 신규 노선 운영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민간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 정책의 특징은 항공 정책과 관광 정책을 통합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중앙정부는 제도 설계와 재정 지원을 맡고, 지방자치단체는 국제선 유치와 관광상품 개발을 추진하며, 지역관광조직(DMO)은 체류형 관광 콘텐츠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다층적 거버넌스 구조를 구축했다.
이 같은 협력 구조는 지방 관광 활성화로도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뿐 아니라 지방 숙박일수 확대를 핵심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관광 수요를 대도시에서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전략을 추진했다. 실제로 규슈의 사가공항은 공항과 도심을 잇는 직행버스 신설과 파격적인 '1000엔 렌터카' 도입 등을 통해 관광객의 가장 큰 불만인 '이동의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고, 그 결과 사업 시행 2년 만에 외국인 관광객 수가 2배 이상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목표로 한다면 일본과 같은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지방 공항을 인바운드 관광의 관문으로 활용하는 '관광형 공항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해·무안·양양 등 지방 공항을 중심으로 국제선 유치를 확대하고 항공사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역 관광과 항공 수요를 동시에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역 관광 조직을 중심으로 체류형 관광 콘텐츠를 확대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일본 사례처럼 특정 도시 중심의 단기 방문 관광에서 벗어나 광역 관광권을 구성하고 지역간 관광 루트를 연결하는 이른바 '거점-연계형(Hub and Spoke) 전략' 등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와 서대철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은 "일본의 방일유객지원공항 제도는 착륙료 감면이나 시설 지원을 통해 국제선 개설의 문턱을 낮추는 마중물 역할을 했을 뿐, 실제 성과는 그 이후 단계에서 만들어졌다"면서 "성공한 공항들은 국가의 지원을 지렛대 삼아 지자체가 주체적으로 교통편 정비, 지역 내 체류 동선 설계 등 '노선 취항 이후의 완결된 여행 경험'을 구축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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