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유조선 공격 등에
美 수뇌부 백악관서 '끝장토론'
트럼프는 "좋은 대화 하고 있다"
합의 쪽으로 무게 실린 듯하지만
국제사회 위상 약화 등 우려도
美 수뇌부 백악관서 '끝장토론'
트럼프는 "좋은 대화 하고 있다"
합의 쪽으로 무게 실린 듯하지만
국제사회 위상 약화 등 우려도
이란과 2주 임시휴전 만료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전면적 군사공격으로 '1등 국가'의 자존심을 지킬 것인가, 불완전한 합의라도 이끌어내 경제적 파국을 막을 것인가. 명분과 실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딜레마 속에서 백악관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양국이 설정한 2주 휴전은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에 만료된다.
■백악관 갑론을박, 트럼프는 협상 쪽
트럼프는 주말인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상황실에서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재봉쇄를 전격 선언하고 일부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데 따른 긴급 대응이다.
미군이 이란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풀지 않자 이란 역시 조건부 통항 재개를 뒤집고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차단했다. 백악관 상황실에서는 전투 재개 가능성과 막판 외교적 타결 시나리오가 동시에 저울질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취재진에 "우리는 아주 좋은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아주 잘 풀리고 있다(working out very well)"며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예고했던 무력대응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현재 양측이 맞붙은 핵심 쟁점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허용 수준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 △전시 피해에 대한 보상금 문제 등 크게 3가지다. 특히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행동까지 통제하는 포괄적 휴전을 요구하고 있어 당사자가 아닌 이스라엘 문제까지 얽힌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자위권까지 제한하는 조건을 수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협상은 첩첩산중이다.
백악관은 공식적으로 "미국이 먼저 휴전 연장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으나 막후에서는 파키스탄 등을 통해 치열한 외교전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의 메시지는 협상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그는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어느 쪽으로든 끝날 수 있지만, 이란이 국가를 재건할 수 있기 때문에 합의가 더 낫다"고 밝혔다. 이는 즉각적인 재공격보다는 파국을 막기 위한 막판 타결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마리 토끼' 트럼프의 선택은
트럼프의 최종 결단은 결국 자신의 정치적 자산인 '강한 미국'이라는 명분과 '경제적 번영'이라는 실리 사이의 줄타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명분의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에게는 물러설 곳이 없다. 그는 이미 이란이 선을 넘을 경우 즉각적인 징벌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하며 레드라인을 설정했다. 이란의 유조선 공격과 해협 재봉쇄는 미국의 군사행동을 정당화할 명분을 제공했다. 여기서 만약 어설픈 양보를 선택할 경우 국내 보수 지지층의 이탈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억제력이 훼손될 위험이 크다. '힘을 통한 평화'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단호한 타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그러나 실리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전면전 재개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즉각적인 붕괴를 의미한다.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상태에서 총성이 울리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50달러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미 행정부에 치명타다. 간신히 회복세에 들어선 미국 경제에도 찬물이다.
트럼프가 "이란이 국가를 재건하는 거래가 더 낫다"고 계속 강조하는 것도 결국 전쟁의 비용보다 평화의 이익이 크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