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비용 절감·조직 유연성 극대화
사옥 신축보다 공유오피스에 둥지
임대인 안정적 수익에 자산 가치↑
공유오피스 확장세는 당분간 지속
사옥 신축보다 공유오피스에 둥지
임대인 안정적 수익에 자산 가치↑
공유오피스 확장세는 당분간 지속
미국 최대 쇼핑 플랫폼이자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은 지난해 '전 직원 주 5일 출근'을 선언, 사무실 복귀정책을 폈다. 코로나19 시기 도입했던 재택근무를 사실상 폐지하면서 지정좌석 시스템을 다시 도입한 것이다. 하지만 책상과 주차공간이 부족해 직원 수천명의 업무 시작일이 연기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아마존은 사무실을 직접 증축하는 대신 맨해튼 위워크(글로벌 공유오피스 브랜드)와 대형 임대계약을 하면서 부족한 업무공간을 채웠다.
사옥 신축보다 공유오피스 선호
19일 업계에 따르면 사옥을 짓거나 공간을 장기 임차해 사무공간을 확보하는 대신 공유오피스를 택하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뿐만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AI) 선두주자인 앤스로픽도 케임브리지 위워크에 거점을 마련했다. JP모건, 화이자 등 업종을 불문한 글로벌 기업들이 사옥 신축보다는 공유오피스 입주를 선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례처럼 국내 기업들도 재택근무에서 오피스 출근으로 시스템을 변경하는 추세"라며 "AI 산업 확대로 업무 변동성 자체가 커지다 보니 기존 오피스 시장의 관행인 5~10년 단위의 장기 계약은 구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업이 자본을 건물이나 토지 같은 고정자산에 묶어두지 않고 핵심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의 일종으로도 풀이된다. 조직 유연성을 극대화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공유오피스로 공실 해결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오피스 시장의 상징인 강남 테헤란로의 풍경도 바꾸고 있다. 경기불황 여파로 공실 우려가 커졌던 테헤란로 일대 대형 건물주(임대인)들이 공유오피스 유치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서초구 소재 A빌딩은 대규모 신축 과정에서 면적이 기존보다 3배 이상 확대되면서 준공 후 공실 관리와 빌딩의 가치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임대인은 공유오피스 플랫폼 패스트파이브와 손잡고 운영 전반을 전문가에게 맡기면서 자산가치가 매입가 대비 약 133% 올랐다.
높은 공실률로 골머리를 앓던 빌딩이 공유오피스를 통해 '환골탈태'한 사례도 있다. 강남구의 B빌딩은 한때 공실률이 75%에 달했지만 공유오피스 플랫폼에 운영·관리를 맡긴 후 수익을 나누는 수익분배형(Revenue Share) 모델을 도입하며 공실률이 0%가 됐다. 자산가치 역시 매입가 대비 약 123%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실을 오래 유지할 경우 시설 낙후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출입 인구를 늘려 건물에 활기를 주는 것만으로도 가치 상승 효과가 있다"고 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우량한 공유오피스 브랜드를 입점시킬 경우 개별 임차업체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또 공유오피스가 빌딩 내 '앵커 테넌트(핵심 임차인)' 역할을 하며 건물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공유오피스 입점이 단순히 월세를 받는 수준을 넘어, 건물의 물리적 상태와 임차인 구성을 개선해 매각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인 대기업의 유연성과 공급자인 빌딩주의 안정적 수익구조가 맞물리면서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한 공유오피스 확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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