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고가 미술품 경매회사 통해 45억원 수익...法 "반복시 사업수익으로 봐야"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0 10:31

수정 2026.04.20 10:31

재판부 "개인소장가로 볼 수 없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고가의 미술품을 경매회사를 통해 수익을 여러번 얻었다면 이를 사업수익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영민)는 지난 2월 13일 A씨가 종로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경정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쿠사마 야요미 작가의 '호박' 작품을 매입한 후, 지난 2022년 경매회사를 통해 위탁판매해 45억 2100만원의 양도차익을 얻었다. 지난 2023년 A씨는 해당 소득이 사업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22년 종합소득세 15억 3600여만원에 대해 세액을 감액경정해 환급해줄 것을 청구했다. 하지만 세무서는 해당 소득이 사업소득에 해당된다는 것을 이유로 청구를 거부하자, A씨가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A씨 측은 소득세법에 따라 개인소장가가 미술품 등을 양도해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씨가 사업자가 아닌 개인소장가의 지위에서 이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다.

또 해당 소득이 소득세 과세대상에 해당할지라도, 자신이 미술품 판매를 위한 인적·물적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고객을 유치해 판매행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봐야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지난 2009년 9월부터 서울 종로구에 미술품과 예술품 소매업으로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 등록을 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A씨는 총 4번의 사업자 등록을 했다. 이 기간 동안 A씨는 16점의 작품을 판매해 84억 5136만원에 이르는 수입을 얻었다. 특히 쿠사마 야요미 작가의 작품을 총 14회 거래했는데, 대부분 작품 취득 후 3개월에서 2년 안에 단기 거래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A씨의 과거 경력을 이유로, 사업 활동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미술품 소매업으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후 개업과 폐업을 반복했지만, 실질적으로 계속 영위하면서 자신이 창작한 미술품과 타인의 미술품을 판매하며 사업소득을 지속적으로 창출했다"고 지적했다. A씨가 거래한 미술품의 개수가 많지 않더라도 고가의 미술품을 단기간에 거래한 것이 사업 활동의 계속성과 반복성을 갖췄다고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원고는 개인소장가가 아니라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서, 이 사건 미술품을 거래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해당 미술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서화나 골동품'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사업자 등록을 하고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했으므로 이 사건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A씨가 주장한 '인적·물적 시설 미보유'에 대한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업소득 해당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인적·물적 시설의 보유나 직접적인 판매행위는 필수 요건이 아니다"라며 "위탁판매 방식을 택한 것은 거래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선택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