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정책

美 '지니어스 액트' 쇼크…원화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고립 위기' [크립토브리핑]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0 13:33

수정 2026.04.20 13:32

미국 OCC, 기술·재무 표준 구체화한 NPRM 발표..퍼블릭체인 활용·이자 금지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달러 스테이블코인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스테이블코인의 기술·재무 요건을 구체화한 규칙제정예고(NPRM)를 발표하며 글로벌 디지털 금융 규제 논의에 불을 지폈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기본법(지니어스 액트)을 뒷받침하는 이번 규정은 발행 잔액 100%를 93일 이하 미 단기국채 등으로 보유하는 '1대1 준비자산 유지 의무'가 핵심이다. 특히 미국이 공개형 분산원장(퍼블릭 블록체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허가형 분산원장(프라이빗 블록체인) 위주로 설계된 국내 토큰증권(STO) 인프라와의 호환성 결여 및 해외시장에서의 고립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0일 국회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OCC가 발표한 NPRM은 결제 스테이블코인(PPSI) 발행자가 발행 잔액(OIV) 이상 고유동성 자산을 상시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정되는 준비자산은 현금, 연준 계좌 예치금, 잔존만기 93일 이하 미 국채 등으로 제한된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투자 상품이 아닌, 환매가 가능한 지급 수단으로 규정하겠다는 미 금융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수익 구조에도 제동이 걸렸다. NPRM은 스테이블코인 보유에 따른 이자나 수익 지급을 전면 금지하며, 계열사나 제3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익을 배분하는 우회 경로까지 차단한다. 즉 발행자가 위반이 아님을 직접 입증하지 못하면 규제 대상이 되는 구조다.

또 다른 쟁점은 기술적 상호운용성이다. NPRM은 퍼블릭 블록체인 성격을 강조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이 최종 반영될 경우,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프라이빗 블록체인 중심으로 설계된 국내 STO 및 초기 원화 스테이블코인 준비 모델은 미국 측 기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퍼블릭 블록체인을 채택하지 않을 경우, 미국 규제 등과의 '동등성'을 인정받지 못해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최근 국회 세미나에서 한국 금융당국은 OCC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계획 등 공식 의견서 제출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규제 체계도 금융기관이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미국 규제와 정합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도 "OCC 최종 규칙 확정 이후 재무부의 동등성 기준 결정, 각국 규제 수렴 순서로 사실상의 글로벌 인허가 체계가 완성된다"며 "동등성 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국가의 발행자는 미국 시장에서 원천 차단될 수 있어 한국이 입법 시계를 서두르지 않으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선점한 글로벌 질서에서 고립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여야 의원이 발의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지만, 미국의 NPRM 수준으로 구체화된 기술 거버넌스나 상호운용성 조항은 미미한 실정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고립'을 피하려면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등이 주도할 상호운용성 표준을 선제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면서 "개인정보보호법 등 현행법과 퍼블릭 블록체인 충돌을 해결할 기술적 대안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