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60대 여성이 충치 치료를 위해 개구리 다리를 먹고, 뱀술을 마시는 등 민간요법을 꾸준히 벌였다가 뇌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의 한 병원에서 61세 여성 A씨의 뇌에서 발견된 8㎝ 길이의 기생충 제거수술이 진행됐다.
의료진은 이 기생충이 환자가 어렸을 때 겪은 경험 때문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10대 시절 충치로 고생하자 어머니가 들판에서 개구리를 잡아와 그 다리를 치아 구멍에 넣어줬다"면서 "당시 마을에서는 개구리 다리가 '충치 벌레를 낚아낸다'는 민간요법이 널리 퍼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에도 충치가 나아지지 않아 뱀도 먹었고, 산속 샘물도 자주 마셨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021년 허리뼈 수술을 받은 뒤부터 팔다리와 두피가 자주 저렸고, 작년 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극심한 추위를 느꼈다. 작년 말부터는 경련 증상까지 생겼다.
처음에는 원인을 찾지 못했던 의료진은 신경과 검진결과 뇌 속에서 기생충이 움직이며 남긴 터널 모양의 흔적을 발견했다.
지난해 중국 항저우에 사는 80대 여성도 개구리 8마리를 산채로 삼켜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심한 복통을 호소한 이 여성의 검사결과 스파르가눔 등 기생충이 확인됐으며 약 2주간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여성은 당시 "오랫동안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던 중 '개구리를 생으로 삼키면 통증이 낫는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이틀에 걸쳐 개구리 8마리를 산채로 삼켰다"고 말했다.
개구리나 뱀 생식...스파르가눔증 감염 위험
뱀이나 개구리를 날것으로 먹으면 스파르가눔증 감염 위험이 있다. 만손열두조충 유충인 스파르가눔은 개구리·뱀의 살이나 껍질에 서식하며, 이를 섭취하거나 상처에 붙이는 민간요법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밝혀진 스파르가눔의 감염 사례는 100건도 채 안 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개구리나 뱀을 생식하여 전 세계 환자수와 맞먹을 정도로 많은 감염율을 보인 적도 있었다. 감염되면 피하 혹, 눈 주위 부종, 뇌전증 발작 등 증상이 다양하여 주의가 필요하다.
스파르가눔은 길게는 30년까지 사람 몸에서 기생할만큼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유충이라 체내에서 번식을 통해 개체수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감염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유충이 장의 벽을 뚫고 체내를 이동하면서 피하조직이나 근육조직에 자리 잡으면 통증을 동반한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충체가 눈 주위로 이동하면 가려움·통증·부종·눈물 과다 증상이 생기고, 안구 뒤쪽으로 들어가면 눈을 감기 어려워지거나 각막에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드물지만 안구궤양, 시력상실, 뇌수막염, 만성 신경증상, 요로폐색 등 치명적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중추신경계를 침범한 경우 의식변화, 언어장애, 발작 등 치명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대부분 수술로 완전 제거하면 재발하지 않지만, 유충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재발하거나 다른 부위로 이동할 수 있다.
약물만으로 유충까지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수술적 제거가 필요하다. 유충이 침범한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날 것으로 개구리, 뱀, 들쥐 등 야생동물이나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를 직접 섭취하거나, 상처에 동물내장이나 껍질을 붙이는 등 민간요법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또한 야외에서 식수는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 익히지 않은 고기, 특히 야생조류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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