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섞여서 몰라요" 발묶인 캐나다 원유...'0% 관세' 길 뚫렸다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세청, 加 앨버타州와 '원산지 증명' 파격 합의... 중동 의존도 낮춰 '에너지 안보' 강화

이명구 관세청장(왼쪽)과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 주정부 수상이 20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원산지 증빙 서류 간소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관세청 제공
이명구 관세청장(왼쪽)과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 주정부 수상이 20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원산지 증빙 서류 간소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관세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앞으로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생산된 원유가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특혜세율 0%를 온전히 적용받아 국내로 들어온다. 그간 우리 정유사들의 발목을 잡았던 복잡한 원산지 증명 절차가 앨버타 주정부의 '총괄 확인' 한 번으로 간소화되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이명구 관세청장과 다니엘 스미스(Danielle Smith) 앨버타 주정부 수상이 '캐나다산 앨버타 원유 원산지 증빙서류 간소화에 관한 공동성명(Joint Statement)'을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섞이고 섞여' 증명 어려웠던 원산지
캐나다는 세계 3위의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에너지 강국이다. 특히 앨버타주는 캐나다 전체 원유 생산량의 약 80%(2025년 기준 약 15억 배럴)를 차지하는 핵심 요충지다.

하지만 그동안 한-캐나다 FTA의 특혜세율(3%→0%) 혜택을 받는 것은 쉽지 않았다. 광활한 채굴지에서 생산된 원유가 송유관을 통해 항구로 운반되는 과정에서 여러 생산자의 원유가 혼합되는 특성상, 개별 수출자가 자사 제품의 원산지를 분리해 증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지 업체들은 서류 발급을 기피했고, 국내 정유사들은 관세 혜택을 포기한 채 비싼 가격에 원유를 들여올 수밖에 없었다.

관세청 '앨버타 州정부 총괄 검증' 카드 적중
관세청은 이러한 구조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앨버타 주정부와 손을 잡았다. 생산자가 건별로 입증하던 기존 방식 대신, 앨버타 주정부가 전체 원유 생산량과 역외산 유입량을 직접 취합·검증해 '공식 확인서'를 발행하면 한국 관세청이 이를 원산지 증빙 서류로 즉시 인정해주는 특례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국내 정유업계는 복잡한 입증 부담 없이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곧 국내 원유 공급가격 인하와 에너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에너지 안보 '파란불'... 중동 의존도 낮춘다
특히 이번 합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태평양 항로를 통해 들어오는 캐나다산 원유는 중동발 분쟁 등의 영향에서 자유로워 국가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이번 공동성명은 FTA 원산지 규정의 틀 안에서 구조적 난제를 해결한 '수요자 중심 규제 혁신'의 대표 사례"라며 "앞으로도 에너지 등 국가 전략 자원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관세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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