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사용자성이 노사 갈등 증폭
소상공인 피해 등 사회적비용 키워
소상공인 피해 등 사회적비용 키워
이번 사태의 핵심은 '사용자성' 논쟁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갈등의 피해가 노사 양측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파급된다는 점이다. 화물연대가 진주 외 다른 지역의 물류센터 봉쇄로 투쟁을 확대하면서 지방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상품 공급 차질로 직격탄을 맞았다. 일반적으로 간편식은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출차가 막히면 전량 폐기해야 한다. 제품을 적기에 공급받지 못하는 편의점주들의 매출도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일반 소비자도 원하는 간편식을 구할 수 없는 불편함을 호소한다. 노사 갈등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키우는 것이다.
이번 화물연대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향후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논쟁도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수습이 간단치 않아 보인다. 정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리고 소상공인·개인사업자를 위한 별도의 소통채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이 같은 정부의 태도를 "방관적"이라고 비판한다. 노란봉투법에서 정하는 사용자성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법의 잣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은 급변하는 노동 현실을 반영하려는 입법 취지가 있다. 그러나 이 법이 만들어낸 새로운 권리가 현장에서 작동하는 데 준비가 부족한 탓에 이번 문제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유사한 갈등은 앞으로 물류, 택배, 플랫폼 노동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법이 새로운 권리의 문을 열었다면 절차와 질서 역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일단 노사가 갈등과 충돌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은 없어야 한다. 노사 양측 간 소통채널을 늘려 대화를 통해 사회적 마찰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런 신뢰에 기반한 노력만으론 부족하다. 노란봉투법이 현장에서 갈등을 키우는 허점을 안고 있다면, 법을 만든 국회나 이를 집행하는 정부도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후속 입법과 행정지침을 가다듬어야 한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