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는 21일(현지시간)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2월 증가율(0.7%)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증가폭이다. 이번 지표는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 영향이 처음으로 반영된 소비 데이터다.
소매판매 증가세의 핵심 변수는 유가였다.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의 약 20%가 차질을 빚었고, 미국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갤런당 평균 4달러를 돌파했다.
이 영향으로 주유소 매출은 15.5% 급증했다. 전체 소비 증가분 상당 부분이 에너지 지출로 이동한 셈이다. 실제로 주유비를 제외한 소매판매 증가율은 0.6%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소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 매출은 4.2%, 가구·인테리어 매출은 2.2% 증가했다. 온라인 판매도 1% 늘었고, 가전제품 매장 역시 0.9% 상승했다.
반면 서비스 소비는 둔화 조짐을 보였다. 외식 지출 증가율은 0.1%에 그쳤다. 주유비 부담이 커지면서 선택적 소비부터 줄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소비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지만 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욕구 소비'에서 '필수 소비'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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