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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씨감자 이젠 데이터로 키운다… 스마트 생산체계 전환 시동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수경재배 씨감자 자동제어 모델 개발 착수
생산성 20% 높인 종자에 디지털 관리 더해
노동 줄이고 공급 안정까지 함께 노린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이 수경재배 씨감자 생산을 자동제어 기반 스마트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생육 관리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은 씨감자 생산 온실 내부 전경.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이 수경재배 씨감자 생산을 자동제어 기반 스마트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생육 관리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은 씨감자 생산 온실 내부 전경.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이 씨감자 생산 방식을 경험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수경재배 씨감자 생산을 자동제어 기반 스마트 체계로 전환해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씨감자는 감자 농사의 출발점이다. 병이 없고 품질이 고른 씨감자를 쓰느냐에 따라 수량과 품질이 달라진다. 제주 농업기술원도 그동안 생장점 유래 무병 조직배양묘 생산, 바이러스 검정, 소괴경 생산, 수경재배, 국가보증 종자검사까지 전 과정을 단계별로 관리해 왔다.

이번 사업은 종자산업기반구축 사업으로 조성된 첨단 온실과 복합 자동제어 설비를 활용해 진행된다. 목표는 현장에 바로 쓸 수 있는 생육 관리 기준과 디지털 제어 모델을 만드는 일이다. 생육 단계에 맞는 환경을 유지하고 기상 변화에도 더 빠르게 대응하는 생산 체계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제주가 씨감자 스마트화에 나선 배경도 분명하다. 수경재배 씨감자는 일반 씨감자보다 생산성이 약 20% 높고 생육 안정성과 수량 확보 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실제 제주 농업기술원은 보급종보다 생산성이 20% 이상 향상된다고 설명해 왔다. 그래서 매년 약 1900여 농가가 신청할 만큼 수요도 크다.

문제는 관리 방식이었다. 지금까지는 양액 공급과 pH, EC 조절을 숙련 인력이 수시로 확인해야 했다. 환경 변화에 정밀하고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고 노동 부담도 컸다. 농업기술원이 '데이터로 키운다'는 방향을 꺼내 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온과 일사량, 습도 변화에 따라 양액 공급 시간과 휴지 시간을 자동 조절하는 디지털 제어 시스템 화면. 제주도는 이를 바탕으로 씨감자 생산의 표준화와 노동력 절감을 함께 노리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기온과 일사량, 습도 변화에 따라 양액 공급 시간과 휴지 시간을 자동 조절하는 디지털 제어 시스템 화면. 제주도는 이를 바탕으로 씨감자 생산의 표준화와 노동력 절감을 함께 노리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개발 모델은 세 축으로 짜인다. 생육 단계별 관리 기준, 양액·환경 관리 운영 기준, 자동제어 적용 기준이다. 핵심은 표준화와 디지털화다. 기온과 일사량, 습도 변화에 따라 양액 공급 시간과 휴지 시간을 자동으로 조정해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생육 상태를 유지하도록 설계한다.

다시 말해 숙련자의 감에 기대던 재배를 수치와 데이터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언제 물과 양액을 얼마나 줄지 어떤 환경에서 생육이 가장 안정적인지를 시스템이 판단하도록 만드는 작업이다. 씨감자 공급이 매년 농가 경영과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 과정의 표준화는 곧 공급 안정성과도 연결된다.

사업은 지난 3월 모델 초안 설계를 마쳤다. 지금은 봄 작기 현장 실증을 진행 중이다. 9~10월 가을 작기에 보완을 거쳐 12월 최종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시설 안팎의 환경 데이터와 씨감자 생육 데이터를 더 쌓아 모델을 계속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실제 현장 적응력이다. 자동제어 모델이 온실 안에서는 잘 돌아가더라도 작기별 기상 변화와 품종 특성, 농가 운영 여건까지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다만 제주가 이미 구축한 디지털 생산 인프라 위에 실제 재배 모델을 얹는 단계로 들어갔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박정훈 농업연구사는 "이번 사업은 이미 구축된 디지털 생산 인프라에 실제 재배 기술을 접목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씨감자 생산 효율을 높여 공급 확대와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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