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연설 변화하는 국제금융 환경 나카오 타케히코 CIES 의장
늘어나는 선진국 정부 부채
AI 기업·주식 '버블' 가능성 등
금융시스템 직면한 과제 제시
亞국가들 자본시장 육성 조언도
늘어나는 선진국 정부 부채
AI 기업·주식 '버블' 가능성 등
금융시스템 직면한 과제 제시
亞국가들 자본시장 육성 조언도
파이낸셜뉴스가 22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주최한 '2026 FIND·제27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나카오 타케히코 국제경제전략센터(CIES) 의장(전 ADB 총재)은 "국제적 기축통화인 달러가 러시아, 이란 등에서 경제제재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달러의 무기화를 우려했다.
나카오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을 일으키고, 지정학적 갈등을 부추기면서 (달러에 대한) 정책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에서 한국, 일본 등과 달러스와프를 꺼리면서 통화 유동성에도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고 짚었다.
나카오 의장은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릴 여지가 있다고 봤다. 중국 위안화가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지만 제약이 크다.
나카오 의장은 국제금융시스템 위험과 도전 과제로 5가지를 제시했다. 대부분 '부채'에 대한 경고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불어나는 정부 부채다. 나카오 의장은 "미국을 포함해 대다수 선진국에서 정부 부채가 늘고 있다"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수준이 50% 정도로 일본(200%)에 비해선 양호하지만 마찬가지로 증가세"라고 짚었다.
개발도상국은 특히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충격 영향으로 부채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나카오 의장은 "원유 생산국을 제외하고 상당수 개발도상국이 원유 비축을 해놓지 않아 전기 생산 등이 줄고 있다"며 "리먼브러더스 사태, 코로나 팬데믹 등을 거치면서 부채가 더 축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주식과 기업 부채의 거품(버블) 가능성도 언급했다. 나카오 의장은 "AI가 인류에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과잉투자 문제가 있다"며 "특히 플랫폼 산업의 승자독식 구조로 실패하는 곳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모신용대출 부실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냈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 등이 자금을 모집해 설정한 펀드에서 기업들에 여신을 공급해주는 구조로, 미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팽창해왔다. 나카오 의장은 "은행은 바젤Ⅲ 등을 통한 규제가 강하지만 사모신용 감독체계는 미비하다"며 "투자받은 기업의 도산, 파생상품 거래 등으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카오 의장은 끝으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마치 증권처럼 거래가 되는데 이를 일반 통화나 예금으로 전환하면 발행사들이 채권을 팔아야 해 유동성 부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카오 의장은 아시아 국가들은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수 투자자에게 위험을 분산할 수 있고, 예금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회복 탄력성이 우수하다"며 "공시 요건, 가격 신호, 이사회를 통한 규율은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박소현 김미희 홍예지 김태일 이주미 박문수 서지윤 이현정 이동혁 임상혁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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