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2차 종전 협상 불참 통보
"어떠한 굴복도 용납할 수 없다
협상 테이블 앉는건 시간낭비"
정부 공식반응없이 상황 주시
이란은 2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을 거부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기한 휴전 연장 선언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반응했다.
"어떠한 굴복도 용납할 수 없다
협상 테이블 앉는건 시간낭비"
정부 공식반응없이 상황 주시
이란은 관영 언론매체들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강경 반응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상 정부는 공식 반응을 자제한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입장을 대변하는 반관영 매체인 타스님통신은 21일 이란 협상단이 미국 측에 22일로 예정된 파키스탄 종전 협상 불참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타스님은 이란이 지난 17일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선언했지만 미국은 13일부터 이어온 이란 항구 봉쇄를 풀지 않았다고 이를 문제로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지난 11일 1차 협상에서 제시한 과도한 요구를 줄이지 않아 협상에 진척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 발표에 대해서도 이란의 국영 IRIB방송은 22일 보도에서 "이란 정부가 트럼프의 일방적인 휴전 연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이란이 국익에 따라 행동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란군은 타스님을 통해 미국의 항구 봉쇄를 언급하고 봉쇄가 계속되면 최소한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필요시 무력으로 봉쇄를 돌파한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강경 대응의 배경에는 이란 내에서 강경파의 입김이 강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경파 진영은 이란이 핵개발과 호르무즈해협 문제에서 미국에 조금이라도 양보할 경우, 가뜩이나 불안한 현 정부의 지지기반이 무너진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 관영 매체들의 이 같은 대응 속에서도 이란 정부는 22일까지도 트럼프의 휴전 연장 선언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이란이 "매우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이란의 애매한 태도가 내부갈등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영국에 위치한 이란의 반(反)정부 매체인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 종교·군사 강경파가 이란 소셜미디어 '에이타'에서 협상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을 헐뜯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갈리바프가 미국에 약한 모습을 보여 지난 2월 사망한 전 최고지도자의 뜻을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갈리바프의 정적으로 불리는 사이드 잘릴리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 위원은 갈리바프가 "쿠데타를 꾸미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20일 보고서에서 협상을 지지하는 갈리바프와 이에 반대하는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이 충돌하고 있다며 최근 이란 내 권력이 IRGC로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바히디는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접촉하는 유일한 창구라고 알려졌다. 21일 미국 폭스뉴스는 IRGC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인사권까지 가로막아 정부 핵심 기능을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반정부 매체 이란국민저항위원회(NCRI)는 19일 이란 강경파가 호르무즈해협 통제권과 핵개발 권리에 특히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갈리바프 등이 해당 문제에서 조금이라도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이란 내부에서 '후퇴'로 비난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겪어 더욱 강압적인 통치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란 정부가 현재 가뜩이나 떨어진 국가적인 사기를 약화시키는 어떠한 굴복도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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