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내용을 보면 공급이 크게 감소한 원인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세부적으로 도시·건축 규제, 정비사업 규제, 사업자금 조달 어려움, 공사비 상승 및 자재수급, 인허가 및 심의 지연, 미분양 리스크, 기타 등 7가지 항목이다.
공급대책과 일부 규제완화에도 회복 시그널이 나오지 않고 있다 보니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인허가·착공·준공 등의 지표를 보면 국토부의 고심은 이해가 된다.
통계를 보면 그나마 사정이 나은 아파트 역시 공급 지표가 회복되고 있지만 5년 평균에 비하면 여전히 부진하다. 단기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일부 지표가 다소 개선됐으나 기저효과 요인이 크다.
서울의 빌라·다가구 등 비아파트 5년 평균(2000~2024년) 인허가·착공·준공 실적은 약 1만5000가구에서 1만8000가구에 이른다. 2025년은 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아파트 대체재인 오피스텔도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서울 준공실적은 4948실로 전년(1만1796실) 대비 절반가량 감소했다. 5년 평균(2020~2024년) 준공 실적은 1만9809실이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주택공급 대책의 본격 착공시기는 오는 2028년 이후이다. 아파트는 물론 일시적 공급절벽을 메꿀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단기 주택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공급 지표는 불안하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알짜 지역에서도 자체 분양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준서울' 지역에서 오피스텔을 분양하려던 A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약정으로 전환했다. LH가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A사에 따르면 미분양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정부 역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공급을 늘리기 위해 여러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유가 뭘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대책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규제완화도 필요하지만 다른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장 및 전문가들은 공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수요 회복에 필요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꼽는 것이 주택 수 산정 제외 대상 확대와 제도 지속이다. 현재도 일정 기준을 충족한 비아파트와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등에 대해서는 주택 수에서 제외해 준다. 하지만 대상이 너무 한정적이다. 또 일몰제로 운영되고 있어 제도의 장기 지속 여부도 불투명하다. 당장 내년이면 주택 수 제외 혜택이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주택 수에 포함되면 3주택자의 경우 취득세 세율이 조정지역 12%, 비조정지역 8%이다. 다주택자로 간주돼 대출도 안 나온다. 누가 사고, 누가 공급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등록임대사업자 제도의 재정비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과도한 혜택은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등록임대사업자의 순기능이 있는 만큼 이를 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비아파트·소형 주택의 경우 임대수요 없이는 공급 확대를 기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이나 경기 외곽이나 같은 규제가 적용되는 대출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이다. 이 같은 획일적인 규제는 수요의 왜곡을 더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규제완화에서 열쇠를 찾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결국 키포인트는 수요 진작이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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