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단수 공천 구로구청장 후보 원점 재검토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서울 구로구청장 단수 후보로 지명한 변호사가 '계곡살인' 사건 주범 이은해의 변론을 맡았던 인물로 드러나면서, 당 서울시당이 공천을 사흘 만에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2일 구로구청장 단수 공천 대상이었던 홍덕희 변호사의 후보 적격성을 전면 재심사하겠다고 발표했다.
홍 변호사는 남편의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2019년 6월 경기 가평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이은해(35)의 재판에서 법률 대리인으로 나선 인물이다. 이은해는 내연관계였던 조현수(33)와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2023년 9월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가 확정됐다. 앞서 2019년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를 탄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리는 방식으로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홍 변호사가 이은해를 변호했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지역 당원을 중심으로 "보편적 가치를 저버린 범죄자를 두둔한 인물에게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등의 비판이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당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사건과 관련된 일인 만큼 후보 자격의 적절성에 대해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구로 지역 갑·을 당협위원장들이 단일 후보로 추천한 구로구청장 후보를 서울시당 공관위가 지난 19일 면접을 거쳐 공천 결정했다"며 "면접 과정에서 보도 내용과 관련된 일체의 사실이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휠체어 의지한 이은해 아버지, 2주간 서초동 헤매다 사무실로"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은해 변호를 수임한 배경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이은해의 아버지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인이었다. 딸의 변호인을 구하기 위해 무려 2주 동안 휠체어를 타고 서초동 법조타운 바닥을 샅샅이 헤맸지만, 모든 변호사들이 '여론이 부담스럽다'며 손사래를 쳤다"며 "아무도 만나주지 않는 냉대 속에서 돌고 돌아 제 사무실까지 찾아오신 아버지를 통해 전해 들은 사건 내용은 법률적으로 다툼 여지가 있어보였다"고 변호를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직접 당사자 이은해를 만나 변소를 들어보았다는 홍 후보는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아무도 그 주장을 변호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랍고 참담했다"며 "세상 모두가 그 사람을 향해 돌을 던지고 비난할지라도 피고인의 말을 들어줄 세상에 남은 '마지막 한 사람'은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헌법으로 보장하는 변호인의 존재 이유이자 공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변호인으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오롯이 제 역할을 끝까지 수행해 냈다. 변호는 결국 무료로 진행되었고, 저는 제 사비도 수천만 원을 쓰면서 끝까지 이 사건을 감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그때 세상의 돌팔매질이 두려워 헌법이 부여한 책임을 외면했다면 오히려 저는 결코 구로 구민 여러분 앞에 나서서 41만 구로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말할 자격조차 없었을 것"이라면서 완주 의지도 분명히 했다.
홍 후보 선대위 "흉악범 변론 사실로 변호인 비난해서는 안돼"
홍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도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변론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의 정신이고, 그래서 국선 변호인 제도도 운용되고 있는 것"이라며 "법정에서 흉악범을 대신해 변론했다고 해서 변호인이 흉악범과 같은 생각과 입장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사법체계가 어떻게 유지되겠는가"라고 반박했다.
또한 홍 후보 공천에 반발했다는 지역 당원들에 대해 "실체도 분명치 않고 당원의 대표성을 갖지 않은 사람들이며, 홍덕희 후보 공천에 불만을 품은 특정 소수가 사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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