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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렇게 좋을 줄은"···올해 성장률 2.0% 넘기나 [종합]

김태일 기자,

서영준 기자,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3 15:22

수정 2026.04.23 15:22

올해 1·4분기 GDP 성장률 전년 동기 대비 3.6%
앞선 한국은행 상반기 전망치 2.4%로..이미 상회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 2.0% 웃돌 가능성 커져
반도체 경기 지속 호황..수출 전기 대비 5.1% 성장
다만 중동 사태 여파는 4월부터 반영..불확실성 ↑
사진=챗GPT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올해 첫 분기 경제성장률이 1.7%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연간 성장률이 2.0%를 넘어설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중동 사태의 충격에도 반도체가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 약진이 예상된다.

다만 4월부터 전쟁 여파가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그간 골치거리였던 건설투자 회복세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점은 하방 요인으로 꼽힌다.

연간 성장률 2.0% 가능성↑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 전망치는 2.4%다. 1·4분기 성장률이 이미 3.6%인 만큼 기저효과 등으로 2·4분기에 다소 부진하더라도 이를 충족하거나 넘어설 여지는 커졌다.

하반기 전망치(1.6%)를 맞추면 연간 2.0%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

전기 대비로 봐도 1·4분기 예상치(0.9%)를 한참 웃도는 1.7%를 기록했으므로 분기별 전망치인 0.3%(2·4분기), 0.4%(3·4분기), 0.4%(4·4분기)를 각각 제치면 2.0%를 웃돌게 된다.

앞서 한은이 그린 낙관시나리오 대로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전망치(2.0%) 대비 0.2%p 높아진다. 피지컬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출 물량이 지난해 수준(16%)의 증가세를 유지하는 상황을 가정한 결과다.

이번에도 수출이 전체 성장률을 밀어 올렸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품목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5.1% 성장했다. 2020년 3·4분기(14.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여도는 2.4%p로 전체 항목 중 가장 높다.

한은은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중동 사태가 한창임에도 국내 반도체 선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두 기업의 지난 1·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57조2000억원, 37조610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55%, 405%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반도체 경기 호황은 예상했으나 이 정도일 줄은 알기 어려웠다"며 "중동 전쟁 이후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2·4분기부턴 정부 정책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1988년 1·4분기(8.0%) 이후 38년 만에 가장 높은 7.5% 증가율을 보이며 GDP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 국장은 "기업들의 상품 수출가격이 상당 폭 오른 결과로, 이는 설비투자나 임금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영향은 4월부터"
이번 1·4분기 성장률 속보치에는 중동 사태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이 국장은 "3월 하순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선박들이 국내에 들어왔고, 단순하게 보면 1·4분기 90일 가운데 10일 정도 (에너지 공급 차질) 영향을 받았다"며 "본격적인 영향은 4월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다음달 경제전망에서 2·4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도체 경기가 식으면 성장엔 급제동이 걸린다. 1·4분기 GDP 증가분 중에서 반도체 제조업의 비중은 약 55%로 잠정 집계됐다. 일부 선두그룹이 떠받치는 환경이라는 뜻이다.

유병희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2·4분기에는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 영향 본격화 등이 중첩돼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연간 성장 전망은 전쟁 전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수출에 비해 소비 성장이 더디기도 하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각각 0.5%, 0.1% 확대되는데 그쳤다. 다만 이동원 국장은 "증가율 자체는 높지 않지만 우리 경제 5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역성장 했으면 성장률을 높이기는 어려운 만큼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속을 썩였던 건설투자도 2.8% 늘며 회복세로 돌아섰으나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1.4% 역성장했다. 아직 마음을 놓을 시점이 아니라는 한은의 판단이다.
이 국장은 "지난해 9월부터 정부에서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했고, 재개발 사업장의 공사비 문제가 타결된 영향도 있다"면서도 "원자재 가격 급등시 공사비 문제가 다시금 불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서영준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