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후계목 육성 본격화
자연 번식 어려워 증식·재배 기술로 보전
산림유산 지키는 제주형 복원 연구 속도
자연 번식 어려워 증식·재배 기술로 보전
산림유산 지키는 제주형 복원 연구 속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한라산 계곡부에 자생하는 최고령 목련이 4월 중순 다시 꽃을 피웠다. 수령 약 300년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국내 산림생태 연구와 보전 측면에서 가치가 큰 산림유산으로 꼽힌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한라산 계곡부에 자생하는 최고령 목련이 개화를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대표 자생지는 한라산 인근 해발 1000~1100m 구간이다. 이 일대에는 목련이 자연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현재 천연보호구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목련은 제주에만 자생하는 식물자원이다. 목련은 조경수로 흔히 알려진 백목련과 비슷해 보이지만 꽃 아래쪽에 연한 분홍빛 선이 나타나고 작은 잎이 1~2장 달리는 점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 일대에 드물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자생지에서 스스로 개체군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자연 번식이 원활하지 않아 그대로 두면 세대를 잇기 어려울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보전 연구를 서두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귀한 개체를 지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종자 수집과 증식, 재배 기술까지 함께 확보해야 안정적인 보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연구소는 자생지에서 수집한 종자로 후계목을 길러내고 있다. 현재 연구소 온실 안에서 자라고 있는 후계목들은 앞으로 복원과 종 보존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된다. 한라산 자생 목련을 미래 세대까지 이어가기 위한 실질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개화는 봄꽃 소식에 머물지 않는다. 제주에만 남은 자생 목련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신호이자 이제는 그 다음 세대를 어떻게 남길지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꽃 한 번 피는 장면 뒤에 종자 확보와 증식, 재배 기술, 복원 연구가 함께 움직이고 있다.
제주 자생 목련 보전은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라산 생태계가 품은 고유 식물자원을 지키는 일은 곧 제주 자연유산의 층위를 더 두텁게 하는 일과 맞닿아 있다. 희귀 개체를 전시성 자원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학적 데이터와 재배 기술을 축적해 복원 가능성까지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 가치도 크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이다현 연구사는 "목련은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에만 자생해 보전 가치가 높은 식물자원"이라며 "후계목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고도화해 제주 자생 목련의 안정적인 보전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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