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피해자 늘면 보상은 줄어든다"…황당한 싱크홀 보험 구조 개선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3 14:50

수정 2026.04.23 14:54

전국 하수도관 40% 이상 30년 넘겨...땅꺼짐 사고 연 150건
시민안전보험에 '땅꺼짐 사망 보장' 신설 권고
다수 사망 시 1인당 보상액 줄어드는 구조적 한계 손본다
지난해 3월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싱크홀(땅 꺼짐) 사고 발생으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3월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싱크홀(땅 꺼짐) 사고 발생으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시와 국민권익위원회가 대규모화되는 '땅꺼짐 사고'에 대비해 피해보상 제도를 손봤다. 하수도관의 노후화가 이미 높은 수준으로 진행됐고, 최근 사고 규모 역시 사망 피해를 우려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새로운 재난의 등장에 맞춰 대규모 피해에 대한 보상금액을 높이고, 관련 조항·특약도 추가가 필요하다고 봤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가 땅꺼짐 사고 관련 배상 및 보험체계의 문제점을 분석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도개선 필요 사항을 제안하면서 '지반침하 사망자 배상 및 보험 제도 개선방안'이 마련됐다.

시는 "현행 땅꺼짐 사고 배상·보험체계는 다수 사망자 발생 시 충분한 보상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관련 제도가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운영하는 영조물배상보험으로 운영돼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시는 국민권익위에 제도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며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전달했다. 국민권익위는 실태조사와 의견수렴을 거쳐 '지반침하(싱크홀) 사망자 배상 및 보험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광역지방정부와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권고했다.

국민권익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하수도관의 40% 이상이 매설된 지 30년을 넘는 등 노후화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150여 건의 땅꺼짐 사고가 발생하는 가운데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사고와 같이 피해 규모도 대형화되고 있다.

반면 대형 땅꺼짐 사고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구제할 제도적 장치는 미비한 상태였다. 시민안전보험은 '땅꺼짐' 등 보장항목이 없으면 보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영조물배상보험은 다수의 인명 피해 발생 시 1인당 보상액이 줄어드는 구조다. 한도액 내에서 대인·대물 구분 없이 보상금을 분할 지급하고 있어서다.

국민권익위는 광역지방정부가 가입한 시민안전보험에 '땅꺼짐으로 인한 사망 보장항목'을 추가로 신설하도록 권고했다.
영조물배상보험에도 새로운 특약을 넣거나 보상한도액 증액을 권고했다.

조덕현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 위원장은 "땅꺼짐 사고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현행 보상체계로는 피해 보상이 충분히 이루어지기 어려운 한계를 확인해 국민권익위에 제도개선을 제안했고, 그 결과 사망 피해 유가족에 대한 보상이 한층 강화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선 국민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땅꺼짐 사고는 무엇보다 근본적인 사고 예방이 우선이겠지만, 슬픔에 잠긴 유가족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적절한 보상과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각 지방정부의 시민고충처리위원회와 협력을 확대해 국민의 시각에서 여전히 미흡한 제도를 지속 발굴·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