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 기업이 먼저 과제 찾고 지역이 R&D로 밀어준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3 14:38

수정 2026.04.23 14:38

제주도·제주TP, 지역주도형 연구개발 4건 선정
구멍갈파래·천연향료·역직구·AI 음성가이드 포함
국비 29억원 끌어낸 마중물… 미래 먹거리 다시 심는다
제주테크노파크 전경.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가 '2026 지역주도형 과학기술 R&D 사업' 신규 과제 4건을 선정하고 본격 지원에 나섰다. /사진=제주테크노파크 제공
제주테크노파크 전경.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가 '2026 지역주도형 과학기술 R&D 사업' 신규 과제 4건을 선정하고 본격 지원에 나섰다. /사진=제주테크노파크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가 지역 자원과 첨단기술을 결합한 연구개발 과제 4건을 새로 선정했다. 지역이 먼저 가능성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중앙정부 사업과 시장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2026 지역주도형 과학기술 R&D 사업' 신규 과제 4건을 최종 선정하고 지원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제주 안에 있는 자원과 기업 수요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먼저 시작해 기업 자생력을 높이는 데 있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사업화와 고용, 매출까지 이어지는 현장형 과제를 키우겠다는 뜻이다.



올해 공모에는 모두 21개 과제가 몰렸다. 경쟁률은 5대 1이다. 지역 기업들이 자체 연구개발 수요를 얼마나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선정 과제도 제주 특성을 강하게 반영했다. 대한뷰티산업진흥원은 제주 구멍갈파래 유래 PDRN 개발 과제를 맡는다. 제주향료연구소는 제주산 천연향료를 기반으로 심신 치유 효능을 분석하고 프로그램과 제품 실증 기술을 개발한다. 리바이티엔과 베터코드는 제주-칭따오 항로 기반 역직구 플랫폼 과제에 나선다. 윈디텍은 산업 현장과 풍력 유지보수 작업자를 위한 AI 음성 가이드 서비스 개발을 추진한다.

바다 자원과 향료, 물류, AI를 각각 따로 보지 않고 제주 산업과 연결해 새 시장을 만들겠다는 구조다. 화장품과 바이오, 웰니스, 전자상거래, 풍력 유지보수처럼 제주가 이미 갖고 있거나 키우려는 산업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이 사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성과가 이미 확인되고 있어서다. 제주도는 2020년부터 16억5000만원을 투입해 이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5년까지 지원한 18개 과제를 바탕으로 중앙정부 신규 사업 11건, 총 29억원 규모 국비를 유치했다. 지역 예산이 중앙정부 사업을 끌어오는 마중물 구실을 한 셈이다.

이런 구조는 제주처럼 기업 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에서 더 중요하다. 초기 연구개발 단계에서 지역이 먼저 실험비를 대고 기업이 기술과 시제품을 만들고 그 성과를 들고 더 큰 정부 사업과 시장으로 가는 흐름이 만들어져야 연구개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제주도가 이 사업을 계속 키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에 뽑힌 4개 기업도 올해 말까지 특허 출원과 시제품 제작, 신규 고용, 매출 발생 같은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한다. 승부는 연구실 안이 아니라 시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기술을 얼마나 빨리 사업으로 연결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제주도와 제주TP는 선정 과제가 단순한 연구에 머물지 않도록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 지원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역 주도형 연구개발이 제주 미래 산업의 씨앗이 될 수 있을지 이번 4개 과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류성필 제주TP 정책기획단장은 "기업들의 R&D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선정 과제가 지역의 새 성장동력으로 이어지도록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 지원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