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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청년창업 센터 밖에서도 통했다… 더큰내일센터 출신 기업들 시장 안착 성과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3 14:52

수정 2026.04.23 14:52

감성숙소 '한편' 예약률 90%·매출 4700만원
협업 상품 3일 완판… 패션 브랜드는 에이랜드 입점
창업 교육 넘어 자생력 증명한 제주형 실전 모델 주목
제주더큰내일센터 출신 창업기업인 감성숙소 ‘한편’ 내부 모습. 제주시 하도리 철새도래지 인근에 자리한 ‘한편’은 오픈 3개월 만에 예약률 90%, 누적 매출 4700만원을 기록했다. /사진=제주더큰내일센터 제공
제주더큰내일센터 출신 창업기업인 감성숙소 ‘한편’ 내부 모습. 제주시 하도리 철새도래지 인근에 자리한 ‘한편’은 오픈 3개월 만에 예약률 90%, 누적 매출 4700만원을 기록했다. /사진=제주더큰내일센터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더큰내일센터 출신 청년 창업기업들이 숙박과 식음, 패션 분야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며 시장 안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교육 수료에 그치지 않고 실제 매출과 판로, 브랜드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주형 청년창업 지원 모델의 실효성을 가늠할 사례가 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제주더큰내일센터는 센터 출신 초기 창업기업들이 여러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와 올해 센터 창업교육 과정을 이수한 기업들에서 나왔다. 센터는 지난해 실전 창업 역량과 시장 적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교육 과정을 개편했다.

그 변화가 초기 창업기업의 시장 안착에 실제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감성형 숙박 공간 '한편'이다. 김경준·이은재 대표가 운영하는 이 업체는 영화와 음악을 테마로 한 숙소로 올해 1월 문을 연 뒤 4월 현재 예약률 90%, 누적 매출 4700만원을 기록했다. 짧은 기간 안에 뚜렷한 시장 반응을 끌어냈다.

제주시 하도리 철새도래지 인근에 자리한 '한편'은 로컬 자연경관에 극장 콘셉트의 뮤직 펍, 전 객실 턴테이블 배치 같은 문화 요소를 결합했다. 숙박만 파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경험 자체를 콘텐츠로 만든 사례다. 제주 관광이 이제 잠자리 공급보다 체류 경험의 밀도와 차별성에서 승부가 갈린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제주더큰내일센터 출신 창업기업들이 협업해 선보인 한정판 막걸리·술잔 세트. 출시 3일 만에 초도 물량이 모두 팔렸다. /사진=제주더큰내일센터 제공
제주더큰내일센터 출신 창업기업들이 협업해 선보인 한정판 막걸리·술잔 세트. 출시 3일 만에 초도 물량이 모두 팔렸다. /사진=제주더큰내일센터 제공


센터 출신 기업끼리의 협업도 성과로 이어졌다. 에스와이 로컬베이스와 농업회사법인 ㈜이시보는 유튜브 채널 '곰이탱이여우'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막걸리·술잔 세트를 선보였다. 출시 3일 만에 준비 물량을 모두 팔았다. 74만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의 캐릭터 IP와 로컬 상품을 결합한 전략이 시장에서 통했다는 얘기다.

이 사례가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 완판 기록에만 있지 않다. 센터 출신 선후배 창업가들이 서로 협업해 새로운 판로를 만들고 매출을 키웠다는 점에 있다. 초기 창업 생태계에서 네트워크와 협업이 실제 판매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제주 전통 염색기법을 활용한 핸드메이드 남성복 브랜드 ‘옴니보르’가 글로벌 편집숍 에이랜드 입점을 확정하며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제주더큰내일센터 제공
제주 전통 염색기법을 활용한 핸드메이드 남성복 브랜드 ‘옴니보르’가 글로벌 편집숍 에이랜드 입점을 확정하며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제주더큰내일센터 제공


패션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왔다. 제주 전통 염색기법을 활용한 핸드메이드 남성복 브랜드 '옴니보르'는 이달 글로벌 편집숍 '에이랜드(ALAND)' 연희동 매장 입점을 확정했다. 에이랜드는 국내외 K-패션 소비층이 두텁고 해외 시장에도 한국 브랜드를 소개하는 플랫폼 성격이 강한 만큼 로컬 브랜드가 외연을 넓히는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성과는 '창업했다'는 사실보다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 더 무게가 있다. 예약률과 매출, 완판, 오프라인 편집숍 입점은 모두 소비자 반응으로 확인된 결과다. 교육 프로그램의 성패도 창업자 수보다 이런 시장 안착 지표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제주더큰내일센터는 앞으로도 창업 트랙 참여자들이 교육 이수 뒤에도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사후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신규 입소자에게도 창업 실현 자체보다 기업 유지와 스케일업까지 가능한 밀착형 지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청년 창업 지원이 흔히 아이디어 단계나 창업 선언에서 멈추기 쉬운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사례는 제주 로컬 기반 창업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일시적 화제에 그치지 않고 반복 가능한 성장 모델로 이어지려면 후속 투자와 판로 확대, 브랜드 고도화까지 뒤따라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남는다.


이승우 제주더큰내일센터장은 "실전 중심 교육을 통해 창업기업이 시장 자립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한 결과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청년 창업가들이 제주 로컬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도록 계속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