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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안 탄소 저장고로 바꾼다… 사계해안에 '순비기' 군락 조성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블루카본 키워 기후위기 대응·연안 복원 함께 잡는다
침식 막는 자연 방파제… 제주 자생 염생식물 복원 본격화
잘피·함초·황근까지 넓혀 해안 생태축 다시 세운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해안과 산방산 전경. 제주특별자치도가 사계해안 일대에 제주 자생 염생식물인 순비기 군락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연합뉴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해안과 산방산 전경. 제주특별자치도가 사계해안 일대에 제주 자생 염생식물인 순비기 군락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연안 생태계 회복과 기후위기 대응을 겨냥해 염생식물 군락지 조성 사업에 들어간다. 첫 대상지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해안이다. 제주 자생 염생식물인 순비기를 심어 해안 침식을 막고 블루카본 기반도 함께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제주도는 23일 최근 이상기후와 연안 개발로 약해진 해안 생태 기능을 복원하기 위해 '염생식물 군락지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첫 사업으로는 사계해안 일대에 순비기 군락지를 만든다. 대상지는 지난해 실시한 식생 복원 가능지구 조사 결과와 주민 의견을 종합해 정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블루카본이다. 블루카본은 잘피와 염생식물, 해조류, 패류 등 연안 생태계가 흡수·저장하는 탄소를 말한다. 관련 연구와 정부 자료에서는 해양·연안 생태계의 탄소흡수 속도가 육상 생태계보다 최대 50배 빠를 수 있다고 본다. 제주가 염생식물 복원을 조경이나 환경 정비가 아니라 기후 정책으로 끌어올리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순비기를 첫 식재 대상으로 잡은 이유도 분명하다. 순비기는 토양 안정화 효과가 커 해안 침식을 막는 자연 방파제 구실을 한다. 바닷바람과 염분에 강한 자생식물이라 사구와 연안 복원에 적합하다. 기후 대응과 해안 보호 기능을 함께 노릴 수 있다.

이 사업이 눈에 띄는 이유는 제주 해안의 약한 고리와 맞닿아 있어서다. 제주 해안은 기후변화로 인한 고수온과 강한 비, 해수면 변화, 인위적 개발 압력이 함께 겹치며 생태 기능이 약해지고 있다. 사계해안 같은 곳에 자생 염생식물을 다시 심는 일은 무너진 해안 생태축을 복원하는 작업이자 탄소중립 정책을 해안 현장에 실제로 얹는 시도다. 블루카본을 말로만 다루지 않고 눈에 보이는 식생 복원 사업으로 연결했다는 점도 다르다.

제주도는 순비기 식재 뒤에도 생육 상태를 계속 관찰해 회복 효과를 관리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조간대와 조하대 주변으로 잘피, 순비기, 함초, 황근 같은 제주 자생 염생식물 복원 지구를 더 넓혀갈 방침이다. 제주 해안을 거대한 탄소 저장고이자 생태 복원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방향이 더 선명해졌다.

김종수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염생식물은 탄소중립을 위한 소중한 해양 탄소흡수원"이라며 "환경 정비를 넘어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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