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목업 아닌 이미 쓰는 제품입니다"…중국서 본 SK케미칼 재활용 플라스틱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4 06:00

수정 2026.04.24 06:00

지난 21일부터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열린 '차이나플라스 2026'에 참가 중인 SK케미칼 부스. 사진=구자윤 기자
지난 21일부터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열린 '차이나플라스 2026'에 참가 중인 SK케미칼 부스. 사진=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상하이(중국)=구자윤 기자】"재활용 플라스틱은 미래가 아니라 이미 시장에서 쓰이고 있는 제품입니다. 저희는 이번에 목업(실물모형)이 아닌 실제 상용화된 사례들만 전시했습니다"

지난 21일부터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열린 '차이나플라스 2026'. 수천개 기업 부스 사이에서 SK케미칼 전시관은 시작부터 메시지가 분명했다.

부스 한쪽에 놓인 투명한 화장품 용기를 집어 들자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은 폐플라스틱에서 원료를 다시 추출해 만든 '에코트리아 클라로' 소재"라며 "사용 후에도 페트처럼 배출하면 다시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제품이 아니라 재활용이 반복되는 구조 자체를 구현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SK케미칼 소재로 생산된 화장품 용기들. 사진=구자윤 기자
SK케미칼 소재로 생산된 화장품 용기들. 사진=구자윤 기자

현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코폴리에스터'였다.

일반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가 얇은 용도로 제한되는 것과 달리 SK케미칼 소재는 두껍게 성형하면서도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플라스틱은 두꺼워지면 뿌옇게 변하는 '백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했다"며 "유리처럼 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 소재"라고 설명했다.

'라이프'와 '뷰티' 존에는 이미 상용화된 제품들이 다수 전시됐다. 컵, 밀폐용기, 블렌더, 화장품 용기 등 다양한 생활 제품에 SK케미칼 소재가 적용돼 있었고,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 제품에 적용된 사례가 공개되며 이미 상용화된 기술임을 강조했다.

SK케미칼 재활용 페트 소재 '스카이펫 CR'이 적용된 헤드램프 베젤. 사진=구자윤 기자
SK케미칼 재활용 페트 소재 '스카이펫 CR'이 적용된 헤드램프 베젤. 사진=구자윤 기자

식기류에 요구되는 내열성·내구성·안전성도 모두 충족했다는 점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됐다. 코폴리에스터 소재 '에코젠(ECOZEN)'은 고투명성과 내열성을 동시에 확보해 식음료 용기 시장 진입 장벽을 넘은 소재로 소개됐다. 한 글로벌 커피 브랜드도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재활용 소재는 이미 생활을 넘어 자동차 산업까지 들어와 있었다. 차량용 플로어 매트와 헤드램프 베젤 등 자동차 부품에 순환 재활용 페트 소재 '스카이펫(SKYPET) CR'이 적용됐다. 이 소재는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원료로 되돌리는 '해중합'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재활용 플라스틱이 자동차 부품에 적용됐다는 점은 품질과 물성이 검증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존 석유 기반 소재와의 성능 차이를 사실상 줄이면서 재활용 소재의 활용 영역이 고부가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SK케미칼 소재가 사용된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부터 화장품, 롯데칠성음료 밀키스 용기 등의 제품들. 사진=구자윤 기자
SK케미칼 소재가 사용된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부터 화장품, 롯데칠성음료 밀키스 용기 등의 제품들. 사진=구자윤 기자

SK케미칼이 이번 전시에서 특히 강조한 것은 '전 과정 밸류체인'이다. 중국에 설립 예정인 리사이클 원료 혁신센터(FIC) 역시 같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부스에는 폐이불, 섬유, 공정 부산물 등이 실제 원료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회사 관계자는 "물리적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도 화학적 방식으로 원료화할 수 있다"며 "폐이불만 해도 중국에서 연간 50만 톤 규모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단순 소재 개발을 넘어 폐기물부터 원료, 제품까지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직접 보여준 셈이다.

SK케미칼 직원이 탄성력 테스트를 보여주는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SK케미칼 직원이 탄성력 테스트를 보여주는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패션 존에서는 100% 식물 유래 바이오 폴리올 '에코트리온'이 적용된 스판덱스와 인조 가죽이 전시됐다.
탄성력 테스트 체험을 통해 기존 소재 대비 복원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강조됐다.

SK케미칼이 차이나플라스 현장에서 보여준 것은 분명했다.
재활용 플라스틱은 더 이상 대안이 아니라 기존 소재를 대체하는 주류로 올라서고 있다는 점이다.

SK케미칼 소재로 만든 가방과 지갑, 신발. 사진=구자윤 기자
SK케미칼 소재로 만든 가방과 지갑, 신발. 사진=구자윤 기자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