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군사위에 보고 "전쟁 끝나야 가능"
11월 중간선거까지 고유가 못 잡을 듯
종전 협상 불투명도 유가 불안 부채질
미국 국방부가 호르무즈해협 기뢰 제거에 최대 6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본격적 제거작전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조만간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이 타결된다고 해도 올해 말이나 그 이후까지 유가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경제적 타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심지어 종전협상이 언제 재개될지도 불분명한 상황이어서 유가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까지 고유가 못 잡을 듯
종전 협상 불투명도 유가 불안 부채질
22일(현지시간) 이란의 선박 나포 소식까지 겹치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급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어제보다 3.5% 오른 배럴당 101.91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하원 군사위원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과 주변에 20개 이상의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기뢰는 GPS 기술을 이용해 원격 부설된 탓에 미군이 탐지하기 어렵다"고 보고했다.
미국은 이란과 2주 휴전을 하고 협상을 진행하던 지난 11일 호르무즈해협 기뢰 제거작전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SNS에 호르무즈해협을 정리한다는 게시물을 올린 데 이어 미 중부사령부가 성명을 내고 기뢰 제거작전 시작을 알렸는데, 미 국방부의 비공개 보고대로라면 사실상 전쟁이 종료될 때까지 본격적인 기뢰 제거작전이 시행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독립 에너지·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인 스위스 비톨의 러셀 하디 최고경영자(CEO)는 이란전쟁이 당장 끝나더라도 이미 최소 10억배럴의 원유·석유제품의 손실을 본다고 말했다.
하디 CEO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파이낸셜타임스(FT) 원자재 글로벌 서밋'에서 이란전쟁 개전 이후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과 전 세계 원유·석유제품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해 원유 생산이 하루 약 120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10억배럴은 이미 확정된 수치다. 현재까지 약 6억~7억배럴을 잃은 것으로 보이며, 상황이 다시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가동이 중단됐거나 손상된 인프라를 모두 복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10억배럴의 손실은 전 세계 석유소비량 약 10일 치에 해당한다. 또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미국 등 30개국이 방출하기로 한 전략비축유 4억2600만배럴의 두 배 이상 규모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전쟁이 자신의 약 40년 경력 중 에너지 시장에서 발생한 가장 큰 혼란이며,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당시의 충격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하디는 "당시에도 정유시설 가동 중단, 원유 공급 차질 등 여러 공통점이 있었지만 규모는 지금과 달랐다. 당시에는 시장이 더 작았고 여분의 생산능력이 더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모든 여분의 생산능력이 호르무즈해협 너머에 자리 잡고 있어 그 영향이 당연히 매우 직접적"이라고 말했다.
업계 4위인 군보르의 게리 페더슨 CEO도 "호르무즈해협의 지속적인 봉쇄가 심각한 파급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보르의 프레데릭 라세르 리서치 책임자는 "3개월 내 해협이 개방되지 않는다면 이는 거시경제 문제로 번져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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