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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수비대 간섭 못참아.... 이란 의회 의장 사임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4 10:11

수정 2026.04.24 10:11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AP뉴시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란 내 온건파와 강경파 사이의 권력 투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미 협상을 이끌어온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협상 책임자직에서 사퇴했다고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갈리바프 의장은 그동안 파키스탄의 중재로 진행되던 미국과의 협상 및 조정 업무를 총괄해왔으나, 최근 이 역할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사퇴의 결정적인 배경은 이란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성들의 과도한 개입과 간섭인 것으로 알려졌다.

갈리바프 의장은 그간 서방과의 대화를 통해 경제 제재를 완화하려는 실용주의적 노선을 걸어왔으나, 군부 강경파들이 협상 과정마다 제동을 걸면서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의 갈등이 폭발한 지점은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완화를 위해 카타르가 제안한 상호 통항 안건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제안은 이란 선박 20척과 아랍 걸프국 항구 소속 선박 20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서로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물물교환식' 신뢰 구축 방안이었다.

하지만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을 포함한 정부 내 강경파 인사들이 이 제안을 최종적으로 거부하면서 협상은 무산됐다.

갈리바프 의장의 사퇴는 향후 이란의 대외 정책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와의 막후 접촉을 시도하던 이란 내 온건 실용주의 세력의 목소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란 수뇌부가 통일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내부 권력 다툼을 벌이면서, 미국과의 비핵화 및 종전 협상이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사퇴와 관련해 이란 정부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테헤란 내부의 정치적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