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제주 돌문화공원 20주년 특별전… 김용호 작가가 포착한 제주의 '다른 얼굴'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4 10:41

수정 2026.04.24 10:41

'남국재견: 제주, 다시 보다'
4월 25일~7월 26일 개최
하늘·땅·사람·돌 4개 주제
오백장군갤러리 특별기획전
6월 12일 개막행사·공연도
김용호 작가의 ‘붉은 바다’. 제주 바다의 파도와 물결을 강렬한 붉은 색감으로 포착해 익숙한 제주 풍경을 낯선 감각으로 다시 보게 한다. /사진=제주 돌문화공원 제공
김용호 작가의 ‘붉은 바다’. 제주 바다의 파도와 물결을 강렬한 붉은 색감으로 포착해 익숙한 제주 풍경을 낯선 감각으로 다시 보게 한다. /사진=제주 돌문화공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돌문화공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아 한국 대표 사진작가 김용호의 시선으로 제주를 다시 마주하는 특별기획전을 연다. 제주의 돌과 숲, 바다, 신화적 풍경을 사진 언어로 재구성해 돌문화공원의 지난 20년과 앞으로의 문화적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는 전시다.

제주특별자치도 돌문화공원관리소는 오는 25일부터 7월26일까지 오백장군갤러리에서 김용호 작가 특별기획전 '남국재견(南國再見): 제주, 다시 보다'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전시 제목 '남국재견'은 남쪽의 땅 제주를 다시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익숙하다고 여겼던 제주를 다른 감각과 시선으로 마주하게 하려는 기획이다.

제주의 자연을 관광 이미지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돌과 숲, 바다, 설화가 겹쳐진 깊은 풍경으로 읽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김용호 작가는 패션 화보에서 예술사진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40여 년간 독자적 시각 문법을 구축해 온 사진가다. 대림미술관 '몸', 헬리오아트 '피안', 제주컨벤션센터 'blow blow blow' 등이 주요 전시로 꼽힌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40여 년 전 목석원을 마주한 기억에서 출발한다. 목석원은 제주 돌문화공원의 형성과도 연결되는 공간이다. 김 작가는 제주의 돌과 자연을 오랜 시간 응시해 왔고 이번 전시는 그 축적된 시선의 결실에 가깝다.

전시는 하늘(天), 땅(地), 사람(人), 돌(石)이라는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동양적 사유의 기본 축인 천지인에 제주의 물질적 근원인 돌을 더했다. 돌문화공원이 단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제주 신화와 자연, 사람의 삶을 함께 품은 장소라는 점을 드러내는 구성이다.

김용호 작가의 ‘유현幽玄’. 눈 덮인 제주 돌 형상을 흑백의 절제된 화면으로 담아 돌문화공원이 품은 침묵과 시간의 깊이를 드러낸다. /사진=제주 돌문화공원 제공
김용호 작가의 ‘유현幽玄’. 눈 덮인 제주 돌 형상을 흑백의 절제된 화면으로 담아 돌문화공원이 품은 침묵과 시간의 깊이를 드러낸다. /사진=제주 돌문화공원 제공


전시를 관통하는 미학적 키워드는 '유현(幽玄)'이다. 유현은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은은하고 깊게 감지되는 아름다움 그 자체다. 김 작가는 제주의 붉은 바다, 눈 덮인 돌, 숲속 볕뉘와 돌하르방의 침묵을 통해 제주의 근원적 감각을 포착한다.

이번 전시는 돌문화공원 개원 20주년과 맞물려 있다. 돌문화공원은 제주 돌문화와 설문대할망 신화, 오백장군 이야기, 화산섬의 자연성을 함께 담아온 공간이다. 개원 20년을 맞은 올해 특별전은 돌문화공원이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는 장소에서 미래 담론을 만들어내는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선언적 성격도 갖는다.

김용호 작가의 ‘유현幽玄-볕뉘’. 숲속 돌하르방과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을 통해 제주의 신화적 풍경과 은은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사진=제주 돌문화공원 제공
김용호 작가의 ‘유현幽玄-볕뉘’. 숲속 돌하르방과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을 통해 제주의 신화적 풍경과 은은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사진=제주 돌문화공원 제공


공식 개막 행사는 돌문화공원이 개관했던 달인 6월 12일 오백장군갤러리와 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윤광준 작가와 함께하는 '숲속 볕뉘 산책'을 시작으로 해금 연주자 강은일과 가객 정마리의 공연이 이어진다. 박정자 배우의 연극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도 설문대할망전시관 야외무대에서 선보인다.


이상효 돌문화공원관리소장은 "이번 전시는 돌문화공원이 미래의 담론을 생성하는 열린 플랫폼으로 나아가고자 마련했다"며 "거장의 시선을 통해 관람객들이 제주와 돌문화공원의 또 다른 깊이를 마주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