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주재 점검회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979억원
교통·관광·농어업 지원 확대
주유소 가격 하루 2회 공개
"추경 신속 집행해 민생 안정"
고유가 피해지원금 979억원
교통·관광·농어업 지원 확대
주유소 가격 하루 2회 공개
"추경 신속 집행해 민생 안정"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중동 정세 불안 장기화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제주특별자치도가 2258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민생안정 대응에 나섰다. 제주도는 현재 유류와 가스, 전력 수급에 큰 차질은 없다고 판단하고 취약계층 지원, 소상공인 특별보증, 관광 수요 회복, 대중교통 환급 확대, 농어업 유류비 부담 완화 대책을 동시에 가동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23일 도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 주재로 '중동상황에 따른 대응상황 2차 점검회의'를 열고 정부 추경 연계 현황과 분야별 민생안정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제주도 관련 실국과 한국은행 제주본부, 농협중앙회 제주본부, 수협중앙회 제주본부 등이 참석했다.
제주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추경안에는 취약계층과 소득 하위 70% 대상 고유가 피해지원금 979억원이 담겼다.
제주도는 에너지 수급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류와 가스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고 해저연계선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공급도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해저연계선은 제주와 육지를 잇는 해저 전력망이다. 제주 안에서 생산한 전력만으로 부족하거나 전력 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동발 고유가처럼 외부 충격이 커질수록 전력과 유류, 가스 공급 상태를 함께 살피는 이유다.
제주도는 한국석유관리원, 한국가스공사 등과 에너지 수급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사이버 위기 징후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도 이어갈 방침이다. 에너지 시설과 공급망은 실제 물량뿐 아니라 정보시스템 안전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도 강화한다. 제주도는 '제주 어르신 더 따뜻한 드림' 사업을 통해 6100명에게 1인당 2만원의 유가상승 지원금을 추가 지급한다. 에너지바우처 수급가구 중 등유 또는 액화석유가스(LPG) 사용가구 1만2000여가구에는 가구당 5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경제 분야에서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과 지급을 본격 추진한다. 특별 물가대책상황실과 유류가격 담합 신고센터도 계속 운영한다. 도내 주유소 최저가와 최고가 정보는 하루 2회 제주도 누리집에 공개한다. 현장 점검도 병행한다.
제주도는 금융기관, 제주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맺고 225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위기극복 특별보증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보증은 담보력이 약한 소상공인이 금융기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보증기관이 보증을 서는 방식이다. 유가와 물가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의 자금난을 덜기 위한 장치다.
관광 분야에는 총 31억5000만원을 추가 투입한다. 관광진흥기금 28억5000만원과 탐나오 운영 수익 3억원을 활용한다. 제주도는 고유가와 항공 유류할증료 상승으로 관광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 단체관광 인센티브, 여행업계·수학여행 유치 지원, 개별관광 항공 프로모션, 탐나오 할인 행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K-패스 환급 확대와 수요맞춤형 버스 추가 투입 등 대중교통 지원을 강화한다. 3~4월 버스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증가했다. 제주도는 화물자동차와 택시에 유가연동보조금을 추가 지원하고 전세버스 업계 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유가연동보조금은 기름값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를 때 운송업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원하는 보조금이다. 국내선 유류할증료 상승에 따른 도민 부담 완화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항공사에 제도 개선도 계속 건의할 예정이다.
농어업 분야 지원도 이어진다. 제주도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유가보조금과 무기질비료 지원에 더해 농자재 수급 모니터링단을 구성했다. 면세유, 비료, 농업용 비닐 등 주요 품목의 재고와 가격 동향을 점검한다.
어업 분야에서는 연근해어선 유류비 지원 한도 상향과 유가연동 어업인 한시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류비 비중이 큰 어업 특성상 국제유가 상승은 조업 비용 증가로 바로 이어진다. 제주도는 어업인 부담 완화를 위해 지원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부문 에너지 절감도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는 4월 8일부터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도 운영 공영주차장 118곳에서 승용차 5부제를 시행 중이다. 종량제봉투, 의료제품, 건설자재 등 석유화학 제품 관련 생활필수품 수급 상황도 별도로 모니터링한다.
오영훈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추경의 신속한 집행과 부서 간 협업을 주문했다. 오 지사는 "제주는 관광, 항공, 운송, 농수축산업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대외 여건 변화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도민의 생활안정을 위한 추경안이 곧바로 집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덜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의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제주도가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라며 "중동 사태 이전 수준의 재고율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려 도민들이 안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유가보조금 지원에서 제외된 전세버스에 대해 크루즈 관광객 수송 시 제주항 주차장 요금 감면을 즉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과 소상공인 특별보증도 더 많은 도민이 신청할 수 있도록 방송 자막 송출, 생활지원사 안내 등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라고 주문했다.
제주도는 고유가 위기를 에너지 대전환의 계기로 삼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어선의 전기 선박 전환을 위한 부서 합동 전담팀 구성, 1차산업 분야 히트펌프 보급을 위한 유관기관 협력, 항공 유류할증료 상승에 따른 도민 부담 경감 방안 마련 등이 논의 과제에 올랐다.
히트펌프는 공기나 물, 땅에 있는 열을 끌어와 냉난방이나 농업 시설 온도 조절에 쓰는 장치다. 전기를 사용하지만 기존 화석연료 난방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 농어업 현장의 유류비 부담을 줄일 대안으로 꼽힌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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