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바보가 아니다"… 최근 급증하는 유튜버 들의 처참한 영수증
"나는 손흥민이 아니다"… 통계가 증명하는 개인 투자자의 처참한 주식 성적표
평범한 이들은 쉽게 부를 추월할 수 없다... 월급의 재평가
"나는 손흥민이 아니다"… 통계가 증명하는 개인 투자자의 처참한 주식 성적표
평범한 이들은 쉽게 부를 추월할 수 없다... 월급의 재평가
[파이낸셜뉴스] "대리님, 저 다음 달에 퇴사합니다. 유튜브랑 전업 투자 본격적으로 해보려고요."
스마트폰만 켜면 30대 파이어족의 브이로그가 넘쳐나고, 코인과 주식 단타로 수십억을 벌었다는 무용담이 알고리즘을 장악하는 시대.
매일 아침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는 직장인들에게 '부의 추월차선'은 종교가 되었다. 월급쟁이 생활은 미련한 노예들의 족쇄일 뿐이며, 당장이라도 사표를 던지고 '나만의 비즈니스'나 '트레이딩'에 뛰어드는 것만이 벼락거지를 면하는 길이라 믿는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차가운 시스템은 결코 평범한 이들에게 쉽게 추월차선을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가 맹신하던 그 찬란한 환상의 뒷면에는, 처참하게 박살 난 계좌와 구글의 정교한 덫이 숨어 있다.
◇ 구글은 바보가 아니다… 1억 뷰 유튜버의 처참한 영수증
가장 먼저 깨부숴야 할 환상은 '유튜브 생태계'다. 조회수만 터지면 평생 놀고먹을 수 있다는 것은 5년 전에나 통하던 옛날이야기다.
경제 유튜브 채널로 최정점을 찍었던 유명 유튜버 A씨의 최근 고백은 이 생태계의 뼈아픈 현실이다. 그는 자신의 채널이 1년에 무려 1억 2000만 뷰(월평균 1000만 뷰)를 기록하고도 연간 광고 수익은 7000만 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월 단위로 환산하면 약 600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 영상 편집자 한 명의 월급 300만 원을 떼어주고, 작업실 월세와 장비 유지비를 빼면 통장에 남는 돈은 거의 없다.
구독자 18만 명을 보유한 직장인 브이로그 유튜버 B씨의 현실은 더 가혹하다. 그는 최근 자신의 수익을 1원 단위까지 공개했다. 연 수익은 2922만 원, 한 달 평균 243만 원꼴이다. 여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촬영비와 편집 프로그램 구독료, 소품 비용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
가장 뼈아픈 팩트는 국가의 공식 통계다. 국세청이 발표한 '1인 미디어 창작자 수입금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상위 1%가 전체 수입의 약 30%를 독식한다. 반면, 전체 유튜버의 하위 50%가 신고한 연평균 수입은 고작 '40만 원' 안팎이다. 월급이 아니라 1년 내내 영상을 올려 번 돈이 40만 원이라는 뜻이다.
현재 유튜브의 광고 단가(RPM)는 계속 하락 중이며, 구글은 철저히 자신들의 파이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쥐어짜고 있다.
거대한 플랫폼 기업인 구글은 바보가 아니다. 극소수의 '생존 편향'에 속아 직장이라는 튼튼한 방공호를 버리고 나오는 순간, 당신은 구글의 거대한 알고리즘을 굴리는 무료 노동자로 전락할 뿐이다.
◇ 나는 손흥민, 페이커가 아니다… 개인 투자자의 처참한 주식 성적표
두 번째 환상은 '전업 투자'와 '단타'의 늪이다. 많은 직장인이 실적 발표 시즌마다 10% 남짓의 수익을 노리며 밤잠을 설치고, 급등주와 테마주를 갈아타며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숫자는 잔인하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개인 투자자 수익률 통계에 따르면, 잦은 매매를 하는 액티브 개인 투자자의 장기 수익률은 시장 지수(인덱스)를 현저히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엇박자 속에서, 매매 수수료와 세금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단기 트레이딩으로 부를 일구는 것은, 손흥민의 양발 슈팅이나 페이커의 동체 시력과 같은 '타고난 재능'의 영역이다.
장기투자도 절대 쉽지 않다. 하물며 평범한 직장인이 월가의 천재들과 AI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주식 투자로 최종 승리하겠다는 것은, 조기 축구회 회원이 프리미어리그에 나가 골을 넣겠다는 것과 같은 오만이다.
◇ '시시하고 지루한' 부가 무너지지 않는다… 월급의 재평가
그렇다면 평범한 우리는 어떻게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아야 할까.
해답은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그토록 무시했던 '시시하고 점진적인 부의 축적'에 있다.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허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매월 꼬박꼬박 꽂히는 '월급'이라는 마르지 않는 현금 흐름이다. 이 월급의 일부를 우량주에 기계적으로 적립하고, 묵묵히 주택 청약을 붓고,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나스닥 인덱스에 장기 투자하는 지루한 과정이 필요하다.
유튜브나 블로그 혹은 주식 투자는 전업이 아니라, 퇴근 후 가벼운 마음으로 용돈을 번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지치지 않는다. 최소한 남는 돈과 시간을 쓰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본업인 회사 일에 충실해 승진과 성과급으로 시드머니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주식 호가창을 10시간 들여다보는 것보다 훨씬 확실한 투자다.
이러한 평범한 과정들이 쌓여 거대한 시드머니가 형성되었을 때, 비로소 자본은 복리의 마법을 입고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다.
한 방에 쌓아 올린 모래성은 작은 파도에도 무너지지만, 철저하고 지루하게 다져진 부는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환상에서 깨어나 당신의 곁에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월급'과 '시간'을 다시 움켜쥘 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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