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젬 잘랄리 주러시아 이란 대사는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일부 국가에 대해 통행료 예외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며 "향후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우호국에 대한 예외 조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직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통행료는 화물 종류와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최대 200만달러(약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항행 비용을 넘어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반영된 금액이라는 평가다.
최근 이란 의회에 상정된 관련 법안은 이러한 조치를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법안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은 사전에 당국 허가를 받아야 하며, 통행료는 이란 리알화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제 통화를 자국 화폐로 제한함으로써 금융 제재 회피와 외환 통제 효과를 동시에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자금 흐름도 공식화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하미드 레자 하지 바바이 이란 의회 부의장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가 처음으로 이란 중앙은행의 정부 계좌에 이체됐다"고 전했다. 해협 통제가 국가 재정 수입원으로 기능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이란의 이번 조치를 선별적 개방 전략으로 보고 있다. 특정 우호국에는 비용 부담을 낮춰 에너지·물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우호국에는 비용과 리스크를 동시에 높여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특히 러시아와 같은 국가에 대한 면제 조치는 서방 제재 체제에 대한 대응 축으로 읽힌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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