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처벌 '부정적' 89%…"사법리스크만 증가"
감독관 신뢰도 '낮다' 56%…"획일적 법 집행 탓"
기업 64% "경미한 위반엔 시정기회 먼저 줘야"
감독관 신뢰도 '낮다' 56%…"획일적 법 집행 탓"
기업 64% "경미한 위반엔 시정기회 먼저 줘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국내 기업 21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안전보건 감독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 감독제도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올해 1월 21일부터 2월 6일까지 17일간 진행됐다.
조사 결과 사업장 감독 시 시정기회 없이 즉시처벌하는 것에 대해 응답 기업의 89%(193개사)는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경총은 이러한 결과가 정부가 산업안전감독관 대규모 확충과 함께 즉시처벌 중심의 감독정책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즉시처벌이 이루어질 경우 경미한 위반까지 처벌 대상이 되면서 위험요인 개선보다 서류작성 등 행정업무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안전감독관에 대한 신뢰도와 관련해서도 응답 기업의 56%(120개사)가 '낮다'고 답해 '높다(44%)'는 응답보다 많았다. 신뢰도가 낮은 이유로는 '업종에 대한 이해 없이 법을 획일적으로 집행해서(41%)'가 가장 많았고, '현장 안전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지도·지원이 없어서(30%)', '처벌 목적으로만 감독해서(27%)' 순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기업 중 65%가 신뢰도가 낮다고 답해 규모가 클수록 불신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산업안전감독관을 2026년 12월까지 2095명으로 증원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응답 기업의 53%(115개사)가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현행 산업안전감독 대상 선정방식에 대해서도 응답 기업의 53%(115개사)는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부적절한 이유로는 '감독 대상 세부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서(49%)'와 '산재발생 위험도 등 사업장 안전관리 수준을 고려하지 않아서(45%)'를 주로 선택해, 감독 대상 선정의 투명성과 합리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감독 현장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최근 3년간(2023~2025년) 감독을 받은 기업(112개사) 중 49%가 주된 지적사항으로 'MSDS 게시, 안전표지 미부착 등 경미한 위반'을 꼽았다.
감독 시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방대한 양의 서류 준비 등 행정 인력 투입 부담(82%)'과 '형사처벌 및 과태료 등 제재 부담(78%)'이 1, 2위를 차지했다. 경총은 현행 감독이 사망사고와 직접 연관된 안전조치 준수 여부보다 경미한 위반사항 점검에 집중하고 있어 기업들이 법 준수 입증을 위한 과도한 행정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정부가 향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산업안전보건 감독정책으로 '경미한 위반 사항에 대한 시정기회 부여(64%)'와 '위험요인 개선 지도 및 컨설팅 확대 등 예방에 초점(62%)'을 꼽았다. 경총은 일본과 독일 등 선진국이 핵심 안전규정도 적발 후 불이행 시에만 처벌하는 예방 중심 감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업의 자율적 예방관리 체계 정착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실태조사 결과 산업안전보건 감독 시 즉시처벌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크고, 감독관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정부는 경미한 위반에 대해서는 시정기회를 부여하는 등 처벌보다는 예방 중심으로 감독 방향을 전환하고, 감독관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를 통한 현장 신뢰도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