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통산 10승 꽃 피운 '봄의 여왕'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6 18:19

수정 2026.04.26 18:19

이예원 덕신EPC 챔피언십 우승
통산 10승 중 7승을 3~5월 수확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 기록
15·17번 홀 장거리 버디홀 쐐기
박현경 추격 제치고 트로피 품에
누적상금 3억5307만원 '1위'로
이예원이 26일 충북 충주 킹스데일GC에서 열린 '덕신 EPC 챔피언십' 파이널 라운드 2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이예원이 26일 충북 충주 킹스데일GC에서 열린 '덕신 EPC 챔피언십' 파이널 라운드 2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봄의 여왕이 눈을 떴다. 이예원이 매서운 샷 감각을 뽐내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10승 고지를 밟았다. 특유의 정교한 샷 메이킹과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한 완벽에 가까운 무결점 우승이었다.

이예원은 26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KLPGA 투어 '덕신EPC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를 적어낸 이예원은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추격해 온 박현경(9언더파 207타)을 3타 차로 여유있게 제치고 올 시즌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우승으로 이예원은 다방면에서 값진 성과를 수확했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거머쥐며 시즌 누적 상금을 3억5307만원으로 늘렸고, 종전 6위였던 상금 랭킹을 단숨에 1위로 끌어올렸다.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도 70점을 추가해 총점 137점을 기록, 전예성을 제치고 1위로 도약하며 명실상부한 투어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무엇보다 KLPGA 투어 역사상 10승 이상을 거둔 굵직한 전설들의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큰 수확이다. 지난해 5월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황유민을 꺾고 우승한 이후 11개월 만에 추가한 이 1승은 단순한 시즌 첫 승을 넘어, 다시 투어의 지배자로 군림할 수 있는 발판을 다시금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두권의 혼전 양상 속에서도 이예원의 뒷심은 흔들림이 없었다. 전날 코스레코드 타이(7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출발한 그는 3번 홀(파3)에서 그린을 놓치며 보기를 범해 잠시 주춤했다. 한때 선두권에 5명이 몰리는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고, 앞 조의 방신실이 징검다리 버디를 낚으며 선두 경쟁에 가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예원은 5번 홀(파4) 버디로 흐름을 되찾은 뒤, 9번 홀(파5)부터 11번 홀(파5)까지 3연속 버디를 낚아채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최대 승부처는 압박감이 극에 달한 후반 9홀이었다. 13번 홀(파3)에서 티샷 실수로 보기를 범해 먼저 경기를 마친 박현경에게 1타 차까지 쫓기는 위기를 맞았다.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예원의 클러치 본능은 이때부터 폭발했다. 15번 홀(파3)에서 6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격차를 벌렸고, 16번 홀(파4)에서는 그린을 훌쩍 넘어간 27m 거리의 까다로운 어프로치 샷을 핀 1m에 붙이며 극적인 파 세이브를 만들어냈다. 기세를 탄 이예원은 17번 홀(파4)에서 9m 장거리 버디 퍼트마저 홀컵에 떨구며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유독 봄에 강한 징크스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이예원은 통산 10승 중 무려 7승을 시즌 초반인 3~5월에 휩쓸었다.

지난해에도 국내 개막전을 포함 초반 6개 대회에서 3승을 휩쓸기도 했다. 2025 국내 개막전 홍정민과의 맞대결에서 나온 '끝내기 이글'은 아직도 회자되는 명승부이기도 했다.
개막 후 한 달가량 우승이 나오지 않아 쏟아지던 우려의 시선 속에서도 "우승은 없지만 내 경기력은 괜찮다"며 여유를 보이던 멘탈의 승리이기도 하다.

한편, 마지막 날 데일리베스트인 6언더파를 몰아친 박현경은 최종 9언더파 207타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첫 '톱10' 입상을 신고했다.
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유현조를 비롯해 맹렬한 추격전을 펼친 방신실, 한진선, 김재희 등이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